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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밭에서 금을 캐는 박천석(59)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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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밭에서 금을 캐고 있지요."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 1천500여평의 하우스 농사로 셀레늄이 함유된 무공해 토마토를 수확해 연간 2억 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박천석(59)씨.

박씨가 이곳에서 토마토 농사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 운문댐 수몰지구에서 고추 대추 등 잡농사를 하던 박씨는 보상금으로 대구 대명동에 집 한칸을 마련, 지긋지긋한 농사일을 포기하고 가족들을 이끌고 대구로 떠났다. 다행히 남구청의 환경미화원으로 취직했지만 소나기 내리는 날 비를 흠뻑 맞으며 일을 마친후 돌아와 '물에 빠진 생쥐'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취직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말았다.

일 년만에 돌아온 고향도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았다. 토마토를 정식한지 얼마 되지않아 뿌리와 줄기에 세균이 침투하는 풋마름병(청고병)으로 1천500평의 토마토 밭에서 40%도 수확하지 못해 농사를 망쳐버린 것.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농촌진흥청을 직접 찾아가 김광용 박사에게 상담하고 자문을 구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농업관련 세미나 등도 빠짐없이 참석해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고 연구를 거듭하면서 세균병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땅속 1.2m 깊이에 유공파이프를 1.5m 간격으로 설치해 배수 문제를 해결했다. 수확직후 밭을 갈아엎어 짚을 썰어 넣고 뒤집기 하기를 수차례. 미리 꼬두밥(술밥)을 지어 대나무밭에 신문지를 덮어 1주일 정도 두면 곰팡이가 피는데 이것을 모아 쌀겨와 흑설탕을 섞어 발효시킨 미생물 유기질비료를 밭에 뿌려 땅심 돋우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남보다 우수한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완숙퇴비와 천연액비(콩물·막걸리·천연녹즙·목초액 혼합)를 사용하고 지하수를 알칼리와 산성으로 분해하는 전해수기를 사용했기 때문.

전해수기로 분리된 강산성수와 천연액비를 혼합해 잎에 뿌려 잎과 줄기에 생기는 병해충을 방제하고 강알칼리성은 토양에 관주해 뿌리병을 방제 했다. 그 결과 해마다 연작장애로 발생하던 풋마름병이 없어져 열매가 단단하고 맛과 향도 뛰어나면서 수확량이 평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요즘 하루 평균 200여 상자(10kg)를 수확, 공판장에서 남보다 두 배 비싼 값인 2만∼2만5천 원에 팔리고 있으며 전화주문도 받고 있다.

박천석씨는 "친환경농사로 남보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남보다 많은 수익도 올리니 밭에만 오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며 "웰빙시대에 건강에 좋은 고품질의 토마토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문의: 011-541-1879.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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