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계경 "국정원 휴대전화감청기 ETRI에서 개발"

국회 예결특위 이계경 의원(한나라당)은 22일 국정원이 자체 개발했다는 휴대전화 감청장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원들이 개발한 것이고, 2000년 10월부터 상용화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2000을 감청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된 이동식 휴대감청장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국정원이 2002년 3월 폐기했다는 휴대전화 감청장비 20세트는 전부 폐기된 게 아니라 폐기 도중 2, 3개가 분실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예결특위의 2004년도 세입·세출 결산안 심사 종합질의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으나 분실된 도청기의 행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진대제 정통부장관은 지난 16일 휴대전화 도·감청에 대한 기자회견 전인 9일 전문가들을 불러 (휴대전화 도·감청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10일엔 장관실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책회의에서 진 장관은 ETRI 방모 박사와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이모 교수로부터 기술적으로, 현실적으로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국정원이 만든 도청기가 사실은 ETRI의 연구원들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도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ETRI에서 지난 89년 1월부터 CDMA기술을 개발하면서 CDMA자체기술개발과 도청기술, 도청방지기술 모두를 개발했다"면서 "국정원은 ETRI를 통해 1996년 1세대 CDMA용 도청기를 개발하고 (1999년 12월엔) CDMA 2000 상용화를 앞두고 이를 도청하기 위한 도청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정원은 도청기 개발요원들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ETRI 직원 중 한 팀은 퇴사시켜 국내 대학에 교수로 보내고, 다른 한 팀은 부호기술연구부를 해체하면서 ETRI 부설로 국가보안기술연구소를 만들어 전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도청기 설계는 신분이 세탁된 ETRI 출신 교수들이 국정원의 지휘를 받아 정보통신부의 용역과제로 둔갑된 예산을 사용해 만들었고 그 설계도는 지난 19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검찰이 확보했다"면서 "도청기 기계 제작은 인천에 공장을 둔 기업이 만들었다"며 도청기 설계와 제작에 참여한 교수들의 양심선언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