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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개선 명목 학교담장 옆 배수로 메워

1일 오전 11시쯤 북구 산격동 대동초등학교 운동장. 한쪽 가장자리 담벽을 따라 포클레인 한 대가 흙을 파내고 있었다. 최근 배수로 매설공사를 마쳤지만 인근 주민들이 부실공사를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뒤늦게 다시 배수로 설치 공사를 시작한 것.

지난달 초만 해도 학교 담장을 따라 100m 정도 배수로가 놓여있던 이곳은 최근 서부교육청이 학교환경개선사업을 한다며 배수로를 모두 흙으로 메워버린 상태.

교육청 관계자는 "담장 옆 배수로가 낡아 운동장에서 흘러드는 빗물을 흡수하지 못했다"며 "이를 없애는 대신 운동장쪽에 새 배수시설을 만드는 공사를 마쳤다"고 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담장쪽 배수로를 없애는 바람에 오히려 빗물이 지대가 낮은 주택 쪽으로 흘러드는 바람에 조금만 비가 와도 침수피해를 입는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권순윤(47)씨는 "폐콘크리트를 땅에 묻는 등 공사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아무런 대책 없이 배수로를 덮어버리는 바람에 비만 오면 지하실에 물이 찬다"며 "배수로를 다시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설계도면상 추가 배수로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했다.

교육청은 처음에는 주민들의 항의에 말도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주택 사이에 높이 2.2m 옹벽이 있고, 담장쪽 지반을 높여 운동장쪽으로 빗물을 흐르게 했기 때문에 주택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다"며 피해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주민 항의가 수그러들지 않자 교육청 측은 뒤늦게 "피해가 있을 리 없지만 민원이 제기된 만큼 시공업체와 협의해 일부 구간에 배수로를 재설치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가만히 내버려둬도 될 배수로를 뜯어내고, 주민 반발이 있다는 이유로 뒤늦게 다시 공사를 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 교육청 측은 추가 공사에 대한 예산부담이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공사비는 고스란히 힘없는 업체 몫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 북구 산격동 대동초등학교 환경개선공사로 인해 인근 저지대 주택가가 침수되자 1일 매립한 하수도를 다시 파내고 있다.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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