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21세기 첫 오일쇼크'가 초래됐으며 그 충격이 내년에도 전세계 경제에 미칠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이 일제히 내다봤다. 이들은 카트리나가 고유가에 대한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91년 이후 처음으로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것도 이런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운크타드)는 지난 주말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전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지난해 3.8%에 달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올해는 3.0%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크타드의 수파차이 파닛차팍 신임 사무총장은 "유가 부담이 개발도상국 GDP의 5%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따라서 "고유가 충격이 개도국을 더욱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홍콩 소재 앤디 시에 애널리스트는 AP에 고유가 충격이 아시아 성장에 특히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면서 지난해의 경우 GDP 성장의 3분의 1에서 2분의 1가량을 깎아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전미석유협회(API)의 존 펠리 수석애널리스트는 뉴욕 타임스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전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고유가 문제에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카트리나가 "21세기 첫 오일쇼크를 유발했다"면서 그러나 70년대와 80년대의 두 차례 오일쇼크 때에 비해 통제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생산 여력이 달리며 미국 등의 정유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IEA가 대담한 결정을 했다"면서 그러나 중동 산유력의 한계점 도달과 정유제품 수급난으로 인해 고유가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셰이크 아흐마드 파드 알 사바 의장은 4일 OPEC가 하루 평균 3천40만 배럴을 생산해 시장 수요보다 100만 배럴 초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석유장관인 그는 따라서 "지정학적 불안이 아니면 유가가 궁극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IEA가 하루 200만 배럴씩 30일간 전략비축유를 방출키로 결정했다면서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이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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