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와 경북 포항, 구미 등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높은 지역 고교들은 내신 중심의 대학 수시모집에 극도로 취약한 반면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는 변별력이 낮은 중간·기말고사로 내신성적에서 두각을 보인 수험생이 드물어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의 10%에도 못 미치는 합격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표 참조).
◆서울대 합격자 현황=서울대가 최근 발표한 2005학년도 고교별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성구 경우 정시모집(전체 2천310명)에서 96명의 합격자를 냈으나 수시모집(전체 1천46명) 합격자는 11명에 그쳤다. 포철고와 포항고 역시 정시에 36명이 합격했으나 수시에는 5명이 합격했으며, 구미고와 구미여고는 정시에 각각 3명이 합격했으나 수시 합격자는 내지 못했다. 이에 비해 성화여고, 경덕여고, 제일고, 효성여고 등 대구의 고교들과 경북의 중소 시·군 고교들은 합격자 대부분이 수시 지원자였다.
◆내신성적이 수시모집 관건=서울대 수시 합격자 수에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온 것은 모집인원의 2배수 안팎을 뽑는 1단계 전형의 내신 성적. 특히 전체 정원의 21%를 뽑은 2005학년도 지역균형선발 전형의 경우 서울대 내신 200점 만점에 최소 190점 이상이 돼야 1단계 통과가 가능했으나 내신 점수가 낮은 수성구 고교 지원자들은 대부분 1단계에서 탈락한 것.
이는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수준이 높은데다 학교 시험을 쉽게 출제한 데 따른 부작용으로 한 명의 수시 모집 합격자도 내지 못한 수성구 A고교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전교석차가 100등 밖으로 밀려 나는 일이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명의 합격자를 낸 B고교는 학교시험이 어려워 한두 문제를 실수해도 전교 10~20등 범위는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한편 시·군 지역 고교 지원자들의 경우 대부분 195점 안팎의 내신 성적을 얻어 1단계 통과가 무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의약계열 선호가 변수=2005학년도 대구의 서울대 합격자는 220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6.56%를 차지해 11.1%로 최대 점유율을 보였던 2000학년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고교 교사들은 "수험생들의 의약계열 선호가 지나치게 높아진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경신고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은 8명(추가합격 제외)에 그쳤으나 의대와 한의대, 약대에 진학한 학생은 무려 46명이나 됐다. 대구 전체로는 384명이 의약계열에 진학해 전국 모집 인원의 13.2%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IMF 이후 지역경제 몰락과 안정된 직장 선호, 의약분업에 따른 의약계 인기 폭등, 인문계열 기피 등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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