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 노트-이 수석 행보에 쏠린 지역민의 눈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구·경북을 자주 찾고 있다. 또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 현안을 적극 해결하겠다"고 자임하고 있다. 20일 가진 조해녕 대구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구지하철 부채, 부도난 삼성삼용차 협력업체 진성어음, 도동IC 진입로 건설 등의 해결에 일조했는데, 너무 몰라준다"고 섭섭함을 토로할 정도다.

지역민들이 이 수석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다. '왕수석'이란 별칭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수석이 다음달 열릴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통령 최측근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 피폐한 대구경제를 되살리는 데 '뭔가'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여당, 야당, 지역정서 등 정치권의 요란한 다툼이나 구호보다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여러 경제지표를 들지 않더라도 살기가 너무 팍팍하다는 것을 서민들은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식당이든, 술집이든, 택시 안이든 '한숨'소리만 높다. 지역경제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래서 여당, 야당 가릴 여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상공인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내가 싫어하는 정당의 단체장이든, 싫어하는 청와대 인사든 지역을 위해 일한다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은 이런 형편을 잘 보여준다.

'지역경제 회생에 한몫하겠다'는 이 수석의 약속이 단지 선거에서 몇 표 더 얻기 위한 꼼수나 공염불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진정 지역발전을 위해 한 몸 던지는 것인지 지역민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기 때문이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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