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릴레이 이런 삶-장익환 인하대 기획처장

"지방대 명문화에 앞장설 것"

장익환(53) 인하대학교 기획처장의 학내 위치는 특별하다. 그는 경영학 교수로 들어왔지만 학교측의 권고로 2년 임기의 기획처장을 역임하고 있다. 경영진이고 학내 재정을 담당하는 일을 맡지만 그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교수인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교수인 그를 인하대 측에서 경영진으로 부른 이유는 경영학계의 재원이기 때문이다. 대구대를 졸업한 그는 영남대서 처음으로 경영학을 접한 뒤 서울대에서 석사를 받아 뉴욕대에서 재무관리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자 육성이 원래 꿈인 그는 서울대 조교를 시작으로 충북대 강사를 거쳐 인하대 강단에 섰지만 학교 측에서는 그의 남다른 경영 마인드에 더 관심을 보였다.

최근 학계에 불고 있는 트렌드는 구조개혁. 대학 설립이 급증함에 따라 공급자(학교) 위주로 해 오던 정책이 소비자(학생) 위주로 급속도로 재편됨에 따라 새로운 학내 경영문화가 도입된 것이다.

장 처장은 "내가 대학교수로 처음 출발한 70년대 말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대학이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는 것"이라며 "문만 열어두고 입학생이 저절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 유치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학내 경영마인드는 현실적이면서도 냉철하다. 학과나 전공분야를 재구성해 교육시장의 흐름에 맞는 특성화된 대학만이 살아남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구조개혁은 학내 교육의 내실화는 기본이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학생을 유치하는 선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개선까지 주문하고 있다. 구조개혁은 대학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더 이상 순수 비영리 기관으로 남아있어서도 안되며 영리 위주의 기업경영 방식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

그에 따르면 선진국의 명문 대학일수록 이른바 '돈 많이 들어가고 학교 이름 내지 못하는 학과'들은 무조건 '폐기 처리'된다. 그래도 학생들이나 그 사회는 그것을 당연시 받아들이고, 이 같은 점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모이지 않는 학과를 졸업생들과의 이런 저런 이해관계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유지한다면 몇 명의 학생을 위해 수십 명의 교수들이 존재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며 "거시적인 측면에서 고비용의 학과는 전국적인 단위에서 재조정할 필요가 하고 특히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재조정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내 구조조정의 또다른 이유는 지방대학의 상향 평준화다. 경북대와 영남대의 수준은 결코 서울.수도권 대학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 교수진과 연구진은 오히려 더 높은 편이라고 한다. 다만 주변 여건에서 서울·수도권이 조금 낫고 이를 능가할 만큼 지방대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않아 자꾸 학생을 뺏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향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서울·수도권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지역대학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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