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연말부터 도입될 주식회사형(영리법인) 병원, 의료광고 규제완화 등 의료산업 활성화 정책이 의료기관 규모의 경쟁, 역외 병원 진출, 치열한 광고전 등 지역 의료계의 빅뱅을 부를 전망이다.
◇규모의 경쟁 가속화
의료환경 변화에 대비, 지역 대학병원들은 앞다퉈 병원이전을 추진하거나 질환별 전문센터, 병원 내 소규모 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성서 이전을 추진하는 데 이어 경북대병원은 테크노폴리스가 들어설 달성 현풍으로 옮기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영남대병원은 연내에 수십억 원대의 방사선수술 기구와 암환자 전용 병동을 갖춘 암 센터를 설립기로 한데 이어 재활·요양병동, 안과·이비인후과병원 신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대구 달서구에 있는 보강병원은 200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최근 병동(연면적 3천 평) 신축공사에 들어갔으며 새 건물은 수술과 외래진료센터로, 기존 건물은 재활센터로 운영할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형태의 분원을 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중구의 한 성형외과와 피부과, 수성구의 산부인과 병원은 최근 달서구 아파트 단지에 '분원'을 열었으며, 경산의 모 병원은 달서구 두류네거리 인근에 분원을 개원했다.
수성구의 ㅇ의원은 노인전문병원 설립을 위해 매물로 나온 도심의 호텔 인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 원장은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병원 사업을 벌여야 한다"며 "다른 의원들도 규모나 시설을 보완해 경쟁의원과 차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치열한 광고전
그동안 횟수나 내용에 제한을 받아 왔던 의료광고가 완화되면 의료계의 치열한 광고전이 예상된다. 이미 대구의 2개 대형병원이 신문에 정기적인 광고를 싣는데 이어 다른 대학병원들도 광고규제 완화에 대비해 광고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명수 계명대 동산병원 홍보팀장은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신문 등을 통해 적극적인 광고 공세에 나설 경우 지역 병원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돼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 2호선 개통을 맞아 병, 의원들이 지하철 광고를 앞다퉈 계약하는 가운데 상당수 병, 의원들은 신문, 공중파방송, 케이블방송 등의 광고를 검토하고 있다. 수성구 모 안과원장은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광고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는데, 광고규제 완화가 몰고 올 광고전에 대비해 신문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지 병·의원 진입
최근 대구의 현대생명 건물을 낙찰받은 곳이 디스크수술로 유명한 서울의 모 병원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의료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는 치과, 성형외과 등 서울의 유명 의원들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들어온 경우는 있었지만 대형 건물을 인수해 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 특히 이 병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수술하면서 널리 이름이 알려진 곳.
이와 함께 도심의 빈 대형건물이나 신축 건물에 입주나 임대를 문의하는 외지 병, 의원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서동권 곽병원 사무국장은 "대규모 자본과 선진 경영시스템을 가진 서울 유명병원들이 지역에 들어오면 지역 의료계가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며 "영리법인 도입 등 의료환경 변화가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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