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대학생 '인생 경험' 휴학 늘어

1년간 여행·자성 시간…봉사활동·취업도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진학 전에, 혹은 대학 1학년을 보낸 뒤 1년 정도 휴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대학 측도 이를 권장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은 메릴랜드대 전액 장학생이던 마리사 아스티즈라는 학생이 학업과 주변의 기대에 지쳐 휴학을 택한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미 전역에서 이런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교육전문가들과 학교 당국도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학한 학생들은 여행과 자성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국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학비를 벌기 위해 취업도 하고, 일부는 불합격한 대학 재도전에 유리한 이력을 쌓기도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쉬지 않고 달려온 학업의 길에서 그저 쉬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 콜 게이트대의 애덤 와인버그는 부총장은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가 안된 채 스트레스 관련 각종 심신의 부조 현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태어나면서부터 떼밀려 살아오는 바람에 대학에서 공부할 만큼 성숙하기 위해선 1, 2년이 더 필요한 세대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앞둔 모든 학생들에게 1년 동안 나라를 위해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전국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학생들도 휴학기간의 경험이 학업의 가치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1년 동안 남아공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후 올 가을학기 웨스트민스터의 맥대니얼대에 복학한 쏜 린텔은 "내가 더 빨리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프린스턴 리뷰 조사에 의하면, 조사학생 350명 중 55%는 복학 후 성적이 향상됐으며, 57%는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보스턴의 노스이스턴 대학은 아예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전공 관련 직장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하는 협력학습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대학 상담사들은 대학 졸업생들에게도 법대 등 전문직종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1, 2년간 인턴이나 자원봉사 활동, 취업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메릴랜드대의 아스티즈는 2학년 때 휴학하고 케이터링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게 얼마나 행운인지 깨닫고 학업 의욕을 다시 갖도록 해주는 등 "인생에 대해 새로운 눈을 갖게 해줬다"며 후배들에게 "대학을 나온 뒤 뭘 할지 모르는 상태라면 아직 대학에 진학할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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