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수 많은 선물가게엔 갖가지 예쁜 포장으로 꾸며진 젓가락이 채워져 있다. 여기 저기서 연인끼리, 친구끼리 젓가락을 선물하느라 여념이 없다. 각 학교에서는 '젓가락 왕' 선발 대회가 열리고 신문과 텔레비전에서는 젓가락에 대한 보도와 특집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젓가락 박사'로 통하는 김필수(45'사진)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가 꿈꾸는 11월 11일의 풍경이다. 김 교수는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로 기념하는 것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대신 '젓가락의 날'로 기념하자고 발 벗고 나섰다.
"앞으로 기업들의 얄팍한 상혼이 빚어낸 빼빼로 데이는 추방해야 합니다. 대신 우리 젓가락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날로 만들어야 합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계몽과 홍보를 할 계획이에요."
김 교수는 자신이 발명한 기능성 상품인 '젓가락 박사'를 나눠주고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을 알리고 올해 안으로 '올바른 젓가락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결성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초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나 연예인들의 젓가락 실태 조사를 하고 젓가락 왕 선발 대회나 젓가락 고수 대회 등 각종 행사도 지역별로 연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젓가락 특허를 4개나 갖고 있을 정도로 그의 젓가락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젓가락의 움직임은 무척 과학적"이라고 했다. 하나의 축을 기준으로 다른 하나가 운동을 하는 역학적인 형태라는 것.
"우리의 전통 문화 중 하나인 젓가락 문화가 얼마나 훌륭합니까. 최근 세계적인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입상을 했잖아요. 전부터 입상자의 70%가 한'중'일 사람들이에요. 이건 다 젓가락의 힘입니다."
특히 우리의 쇠 젓가락이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다. "쇠 젓가락은 잡기가 까다로운데다 가늘고 미끄럽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익혀놓지 않으면 힘들잖아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축적된 노하우로 세계가 감탄하는 일들을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요즘 젓가락 문화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차츰 아이들이 사용하기 힘든 젓가락보다 포크를 더 선호한다는 것. 그 뿐 아니라 최근 실태 조사에선 어른들까지 전체 조사자 중 63% 정도가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단다.
그는 "11월 11일을 반드시 젓가락 날로 정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꾸준히 우리 젓가락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젓가락질 의학적 효과
젓가락질을 하면 손바닥, 손목, 팔꿈치 등 우리 신체의 30여개 관절과 50여개 근육이 동시에 움직인다. 반면 포크의 경우 젓가락에 비해 운동량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대뇌에 주는 자극도 덜하다.
신체 중 손에 움직임은 전체 두뇌의 30% 가량을 지배한다. 젓가락 사용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중국과 일본 사람들과 달리 난이도가 높은 쇠 젓가락을 사용한다.
젓가락을 사용하면 소근육이 활성화된다. 소근육은 두뇌 발달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운동을 시켜야 한다. 또한 젓가락질은 근육조절 능력이나 집중력, 협응력 등도 함께 발달시키므로 3세 무렵의 아이들에게 젓가락질을 가르친다면 더없이 효과적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11월 10일/ 라이프매일 www.life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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