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의 배경
흔히 미국을 '제국'이라고 부른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에게 제국이라는 창호를 붙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21세기에 들어 미국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제국 건설에 나선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과거 '중화'라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여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한 바 있다.
중국 위협론이 거론될 때마다 중국은 과거처럼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또 중국은 자국을 제국이라고 부르는 것에도 불쾌한 감정을 내비친다. 중국은 자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타국의 영토를 점령하지도 않는데 왜 제국이라고 부르냐고 반론을 제기한다. 그렇지만 제국의 개념을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 영토를 점령하는 것만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과거 로마, 몽골 제국, 대영제국과는 달리 제국의 개념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미국을 '맥도널드 제국'이라고 부르듯이 현대 제국의 개념은 반드시 군사력이나 정치, 외교적 힘만이 아니라 경제나 문화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역사이다. 역사는 한 국가의 뿌리이자 정신이다. 역사는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영토 분쟁의 원인이 되는 등, 정치와 외교적으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부이다. 바로 미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중국·일본·한국의 갈등
동북아에서 과거사 문제를 놓고 중국과 일본, 한국의 3국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마치 동북아의 신(新)삼국지를 보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전략 요충지이다. 대륙과 해양 세력의 양쪽에 걸쳐 있는 한반도는 양쪽 모두에게 세력 확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이 현재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느 한쪽에 가담한다면 세력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한국의 이러한 '지위'를 잘 인식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상호 견제를 계속하고 있으며, 한국을 세력 확대의 종속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양국은 과거 역사를 감안하여 한국을 언제든지 자국의 영향권에 흡수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하면서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것과 일본이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며 식민 지배를 반성하지 않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하는 중국
교과서 왜곡 문제와 영유권 분쟁 등 계속되는 일본의 행동을 규탄하고자 중국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등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시위를 묵인했으며 국민 여론을 명분으로 일본을 압박했다. 중국은 일본이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군사대국화하면서 자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의도를 제어하기 위해 과거사와 영유권 문제를 이용한 것이다. 즉 중국이 일본에 대한 압박 카드를 꺼낸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동맹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과 연대해 중국을 견제하는 일본
미국과 일본은 2005년 2월 19일 워싱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무상, 오노 요시노리 방위청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안보협의위원회(Security Consultative Committee, 이른바 2+2회담)를 열었다. 이 회담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상호 안보 우려사항'으로 규정하는 등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마련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대만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 추구를 양국의 공동 안보 관심사로 처음 제시하고 중국의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양안 관계를 현 상태로 유지하고 중국의 대만 침공을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국은 그동안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대만해협 문제를 공동문서에서 거론한 적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평화적 해결추구'라는 표현으로 중국의 군사대국화에 따른 대만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미일 양국의 공동 전략목표 설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아킬레스건임을 간파한 미일 양국이 이를 이용해 자국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인식했다. 때문에 중국은 역사와 영유권 문제를 건드리면서 일본을 견제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반일 시위가 폭력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는 한편 일본과의 악화된 관계를 일정 수준에서 봉합했다.
■ 역사와 영토 분쟁에 면밀하게 대응해야
앞으로 중국과 일본은 각종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와중에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 것은 앞으로 일본과의 외교 분쟁이 있을 경우 한국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으로 한반도의 국제적 역학관계와도 상관이 있다. 중국은 한미, 한일 관계가 주축인 동북아의 국제 질서를 자국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한국에 일종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고구려사 왜곡을 서슴지 않던 중국의 태도가 이처럼 변하고 있는 숨은 의도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이 독도와 역사 교과서 문제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중국의 속셈도 꿰뚫어 봐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제국주의적 의도를 갖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있다. 결국 양국은 모두 역사와 영토 분쟁을 이용해 미래의 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북아의 정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적절한 대책을 세워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국과 일본 모두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
제국, 동북공정, 독도 영유권, 북상 4개 섬, 동중국해, 대만해협, 국제 질서
● 학생에게 있어 중국(일본)은 어떤 이미지의 나라인가? 그런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해 말해 보시오.
●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해서 어떤 방법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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