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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틈 타 투기…서문시장 '점포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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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에 때 아닌 '상가 임대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문시장 대화재로 1천여 곳의 점포가 사라지면서 새 점포 구하기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대화재로 피해를 입은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은 설대목을 앞두고 임시점포라도 구하려 하고 있지만, 서문시장 인근은 물론 대구 외곽지역에서도 '점포가 동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번 서문시장 화재로 피해를 본 한 상인은 "악몽을 털고 다시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시장인근 점포를 며칠 째 돌아다녔지만 점포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은 모두 다 임대되고 없었다"며 허탈해 했다.

그 동안 비어있던 서문시장 인근 점포들의 경우, 거액의 웃돈까지 오가는 등 이번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상인들을 상대로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투기세력꾼까지 등장했다는 상인들의 하소연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피해 상인은 "위치여건 등이 좋지 않아 그동안 비어 있었던 5지구 지하상가는 권리금이 1억 원이나 붙었고, 4지구 상가 뒤편에 새로 건설 중인 지상 4층 규모의 상가는 불이 난 29일 밤에 이미 모든 계약이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시장과 거리가 멀어 그 동안 상인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오던 대신지하상가와 베네시움까지 화재 전보다 두 배나 오른 보증금이 붙은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상인은 특히 "피해상인들이 화재로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우리들을 두 번 울리는 투기세력들이 날뛰는 것이 아니냐"며 "관계당국은 뭐하느냐"고 불평했다.

서문시장 인근의 점포난으로 인해 상인들은 대구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내 텍스빌(옛 섬유제품관) 등 시 외곽지역 점포들에게까지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30~40곳의 점포가 비어있는 대구 텍스빌 경우, 화재 직후 시장 상인들로부터 임대 신청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

텍스빌 관계자는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물론 임대료가 올라가는 효과도 기대될 수 있지만 임대를 희망하는 상인들의 업종이 텍스빌에 맞는 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4일 이사회를 열어 임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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