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개

개띠해에 개에 관한 기사가 관심을 끈다. 지역 출신 한 국회의원이 맹견에 의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맹견관리법'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맹견관리법은 맹견의 사육 및 관리를 제한토록 해서 사육자는 맹견의 품종 수량 등을 농림부장관에게 신고토록 하고 있다. 또 맹견이 사육장을 벗어나 이동할 경우에는 반드시 목줄 및 입 마개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해야 하고 위반자는 처벌토록 하고 있다.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가축이다 보니 사람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개 엄마 아빠 언니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고 사람은 못 먹고 못 입어도 개는 호화판으로 대접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사람 치료비보다 개 치료비, 사람 입원비보다 개 입원비가 더 비싸고, 사람이 이용하는 여관, 미용비보다 애완견 호텔, 미용료가 더 비싼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실제로 개 팔자가 상팔자가 된 현실이다.

◇개를 애호하는 방법은 사생활에 속하지만 밖으로 나오면 달라야 한다. 개똥녀 사건 따위의 행태는 용인돼서 안 된다. 지난 수능 논술 주제로 나오기까지 한 개똥녀 사건은 지난해 6월 서울 지하철에서 한 숙녀가 애완견이 지하철 바닥에 실례를 했는데도 오물을 그대로 버려둔 채 개만 잘 닦아 유유히 사라진 사건이다. 아무 일 아닌 듯이 묻힐 뻔한 일을 한 네티즌이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에 올린 덕분에 유명한 개똥녀 사건이 됐다.

◇개를 키우는 사람의 양식이 살아있다면 맹견관리법이 없어도 되고, 네티즌이 공분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애완견이 는 만큼 개똥녀뿐 아니라 개똥남이 너무 많아져 문제다. 개를 밖으로 내몰아 남의 집 앞에다 배설을 하게 만드는 상습범이나 개 운동시킨다며 데려나가는 시간이 바로 개 배설 시간인 뻔뻔한 개똥남녀들 때문에 맹견관리법은 물론이거니와 경범죄 처벌법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판결 중 이런 게 있다. 개를 나무에 묶어 놓고 '개조심'이라는 표지판을 붙여 놓았다. 그런데 누가 개를 자극해서 개에 물렸다. 그래도 개 주인은 80%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다. 개를 사랑하는 이상으로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하면 옳을 것이다. 개띠해에 지역의 명견 삽살개가 BT'IT'CT 등 미래 산업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이런 유쾌하고 아름다운 소식이 많이 들리길 기대한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