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사가 실시한 '삼성 라이온즈의 해외 전지훈련지 방문 이벤트'에 5살 된 아들과 함께 참가했다. 2~6일 4박5일 일정으로 삼성의 전지훈련지 괌 스프링캠프를 방문,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겨우내 쌓인 야구 갈증을 풀었다. 평소 좋아하던 선수들과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는 뜻깊은 행사였다.
△V-4를 향해 달린다="아무리 많은 연봉을 준다해도 저라면 이런 훈련 절대 못합니다." 전지훈련을 지켜본 삼성 프런트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괌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 강도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높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영광을 지켜내고 4번째 우승을 이뤄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오전 10시. 팀 훈련이 시작되면서 선수들은 30분간 구르고 뛰기를 반복했다. 선수들의 함성은 괌의 온 하늘에 울려퍼졌고 유니폼은 금새 땀옷으로 변했다. 10시30분부터는 야수와 투수로 구분된 기술 훈련이 실시됐다. 장타와 단타로 나누어진 중심 구장의 타격연습장에서는 양준혁이 박한이가 던지는 배팅 볼을 잇따라 홈런포로 연결,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보조구장의 피칭연습장에서는 한 팀이 체력과 밸런스 훈련을, 다른 한팀은 피칭연습을 했다. 투구 폼을 지켜보는 선동열 감독의 눈빛은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직원들조차 접근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선 감독은 지도에 열중했다.
△변덕스런 날씨, 시설은 최고=괌의 날씨는 비가 억수같이 오다가도 이내 금방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었고, 구름이 많은 듯 하다가도 금방 눈부신 햇살이 내비췄다. 짧게짧게 비치는 햇볕이지만, 그 강도가 엄청나서 피부를 따갑게 했다.
중심 구장은 외야 담장이 약 102m, 중앙 담장이 약 124m로 비교적 넓은 크기였다. 무엇보다도 잔디상태가 좋았고, 토양이 부드러워 전체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훈련하기에 제격인 듯 했다.
△수비 훈련은 쓰러질 때까지= 유중일 코치의 지도로 3루 수비 훈련을 하던 조동찬이 갑자기 덥석 주저앉았다. 부상인 듯 싶어 걱정이 되었는데 엄청난 훈련량에 그만 지쳐 쓰러진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고, 훈련을 끝낸 선수들이 철수를 했지만 유 코치와 조동찬은 빗속에서 그날 훈련량을 다 채웠다.
배팅연습 또한 얼마나 많이 했을까? 양준혁의 손바닥은 반창고 투성이였고 그의 팔에는 얼음팩이 달려 있었다.
△힘들어도 팬들이 있다면=투수들은 팔이 많이 아픈 듯 했다. 그러면서도 힘들게 사인을 해준 오승환과 사인하기 위해 얼음팩을 떼낸 배영수의 팬에 대한 배려는 잊을 수가 없다. 작열하는 햇볕속에 잔뜩 지친 상황에서도 동행한 아들에게 목마를 해주던 권오준, 박석진의 다정함은 내 여행의 피로감까지 씻어줬다. 대학시절부터 좋아했던 김한수는 다리를 조금 저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박종호와의 만남=박종호와는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아들이 박종호에게 'To서우, 건강하게, 씩씩하게 자라다오. 박종호'라는 문구가 담긴 의미있는 사인볼을 받았기에 어느 선수보다 친근감이 있었다.
친절한 박종호에게 한 가지 더 느낀 것은 매사에 긍정적인 그의 말이었다. 손가락 부상은 훈련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했다. 팬으로서 가장 염려되던 부분이었는데, 큰 다행이 아닐수 없었다.'자리경쟁'이 치열한 팀 분위기도 전해줬다. 모든 선수들이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고, 경쟁심을 갖고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고 했다.
휴양의 도시 괌에 차려진 삼성의 스프링캠프에서 땀냄새와 선수들의 인간미에 흠뻑 젖고 돌아왔다. 혹독한 훈련들을 지켜보면서 삶의 한 깨달음을 준 삼성 선수들에게 시즌이 시작되면 더 큰 박수와 응원으로 보답할 것이다. 홍대연(34·메리츠증권 과장)
사진 : 괌 스프링캠프에서 아들을 안고 박종호(왼쪽)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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