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후보들이 7일 대구에서 '개혁-실용' 노선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이날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당원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린우리당 당의장 및 최고위원 후보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서는 김근태-김두관-김부겸(개혁중시), 정동영-김혁규-임종석(실용중시) 등 양대 축과 독립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김영춘·조배숙 후보 등의 입장이 뚜렷이 갈렸다.
김근태 후보는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시 정동영 의장이 '실용정당'이라고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할 수 있는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정동영 후보를 겨냥했다. 또 "고건, 강금실을 전면에 배치해 기득권을 버리고 전국정당화를 이루겠다"고도 했다. 김두관 후보는 "우리당이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국민의 개혁열망을 저버리고 실용론을 앞세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번에 개혁적인 지도부 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대구 출신인 김부겸 후보도 "어렵다고 해서 민주당과의 통합이나 연합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며 "개혁세력을 모아 10년, 20년 후를 준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정동영 후보는 "17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실용적 개혁주의'라고 말했고, 이는 실용주의와는 다르다"고 반박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국민속으로, 행동하는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규 후보도 "개혁과 실용은 배치되지 않기 때문에 실용적인 개혁을 이뤄야 한다"며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후보는 "정권 재창출이야말로 최고의 개혁"이라며 "(민주당과의 통합을 포함한)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후보들의 독특한 선거구호도 눈길을 끌었다. 정동영 후보 측은 '다시 몽골기병으로'를 주창했고, 김근태 후보 측은 '바꾸면 반드시 이긴다'란 구호를 외쳤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또 '정면돌파, 김두관' '승리의 동남풍-김부겸' '전국정당이 됩니다-김혁규' '통합과 승리-조배숙' 등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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