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기 말 '떨이 外遊' 챙기는 지방의원들

오는 6월에 임기가 끝나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다투듯 외유를 다녀오고 있다. 겉으로야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배지 떼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해외 바람을 쐬고 오자는 속셈이다. 더욱이 임기 중 한 번이던 해외 연수가 1년에 한 번씩으로 바뀌면서 지방의원의 관광성 외유가 심해지더니 임기 만료인 올해는 관련 예산을 앞당겨 쓰고 그만두려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의 해에 나타나는 고질적 예산 탕진의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성주군 의원 8명이 1인당 150만 원씩 들여 다녀온 베트남과 캄보디아 여행도 속이 빤한 관광성 외유다. 성주군의회는 두 나라의 농업 시설과 의회 제도를 둘러본다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누가 봐도 '마지막으로 놀러 갔다왔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체제 의회와 후진적 농업에서 뭘 배운다는 말인가.

지난달 군의원 11명 전원이 군수와 직원 6명을 데리고 대만과 홍콩을 갔다온 달성군의 외유도 반은 '놀자판'이다. 대만 신주쿠 공업단지를 견학한다면서 홍콩 코스를 끼워 넣고, 임기가 끝나는 판에 현풍 테크노폴리스를 위해 한 수 배우러 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똑같이 임기가 끝나는 집행부와 의회가 이심전심으로 벌이는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경산시의회 의원 15명도 지난달 두 팀으로 나눠 홍콩 마카오 일본을 다녀오고 난 뒤 비난 여론이 높다고 한다. 이들은 올 책정 예산의 절반은 '자신 몫'이라 주장하며 1천600만 원을 썼다는 것이다.

비단 이곳뿐 아니라 각지에서 시끄럽다. 임기 초'중반에는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선진지 견학을 허용하더라도 임기 말엔 가급적 외유를 막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어떠한 외유도 주민의 감시로 투명성을 높이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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