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뽑는 2·18 전당대회에서 어느 후보가 3, 4위를 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우리당 여론조사 등을 종합할 경우 전대를 5일 앞둔 13일 현재 1위는 정동영 후보, 2위는 김근태 후보로 거의 굳어진 상황이다. 한때 김 후보가 정 후보를 바짝 추격했으나 연설과 토론회 등에서 밀려 차이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3, 4위. 현재 예선 4위 김혁규 후보가 3위 김두관 후보를 앞질렀고, 5, 6위 임종석 김부겸 후보가 막판에 치고 올라가며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형세다. 어느 후보도 3, 4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 자리를 놓고 후보들이 혈전을 벌이는 것은 3, 4위에 오를 경우 곧바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른바 정동영·김근태 후보가 아닌 '제3후보론'이다. 공교롭게 3~6위에 경남 출신인 김혁규, 김두관 후보와 경북 출신인 김부겸 후보가 끼어 있어 '제3후보론'은 '영남후보론'으로 불리기도 한다. 3위 후보가 영남 맹주가 되는 셈이다.
김혁규 후보가 3위를 할 경우 그의 정치적 선택 폭은 넓어진다. 영남 맹주가 되면서 바로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르게 된다.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패할 경우 당의 간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무총리 후보 0순위가 되는 프리미엄도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같은 경남 출신인 김두관 후보에게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지난 전대에서 예선 탈락이란 아픔을 맛본 상태라 4위로 지도부에 입성해도 입지는 강화된다. 물론 3위를 할 경우 대권 영남후보론으로 '제2의 노무현'이 되는 꿈에 한발 다가서게 된다.
경북 출신인 김부겸 후보 입장도 비슷하다. 그는 그래서 지난주 말 인천에서 '대망론'을 얘기했다.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하면 대권까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전대에 처녀출전하는 그로서는 4위만도 대성공이다.
다만 5, 6위에 그치면 '재선그룹 소장파로서 전대에서 진검 승부를 펼쳤다'는 이력은 남지만 어느 정도 상처는 불가피하다. 특히 그를 전폭 지원하고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간접적 상처를 입게 된다. 이 전 수석이 대구·경북의 표마저 묶어내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종석 후보를 지원하는 염동연 의원과 비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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