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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모교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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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정보과학고 성인반 졸업 안용수·윤광식씨

대구 중구 장관동 경신정보과학고(교장 윤덕기) 성인반 70명이 졸업식을 맞았다. 못 배운 설움과 아쉬움을 안고 있던 늦깎이 학생들은 지난 2년 동안 휴일도 잊은 채 학업에 매달린 끝에 고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됐다.

안용수(62·대구시 남구 대명동) 씨는 칡뿌리를 캐먹으며 배고픔을 잊던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겨우 마쳤다.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주위에서 '못 배운 사람이 일이나 제대로 하겠느냐'며 수군거릴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남구 구의원 생활을 끝낸 뒤 책을 잡기 시작, 지난 2003년 검정고시로 중학교 졸업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아쉬움은 그대로 남았다. 이곳 문을 두드린 지 2년. 이제 곧 꿈에 그리던 대학생(경동정보대 사회복지과)이 된다.

"자식뻘 되는 선생님들 잔소리가 그리워질 겁니다. 수학시험 시간에 책상에 몰래 수학공식을 적어놨다가 들켜 창피했던 기억도 이젠 추억이 되는군요."

경북 의성에서 대구까지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일 왕복한 끝에 고교 졸업장을 받아든 의성군 군의원 윤광식(52·경북 의성군 의성읍) 씨. 일찍이 혼자된 아버지를 모시고 정미소를 운영하며 남동생 둘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정작 자신은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저도 이젠 모교가 생겼네요. 아무리 바빠도 동창회 모임에는 꼬박꼬박 나갈 겁니다." 그는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신입생이 된다. 그는 늦게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공부는 나중에 하겠다고 자꾸 미루면 더욱 용기를 내기 어렵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고 책을 잡으세요."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그토록 고대하던 고교 졸업장을 받아든 안용수(62) 씨와 윤광식(52) 씨. 다음달이면 늦게나마 맛본 학창생활의 추억을 뒤로한 채 대학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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