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 개편, 취지엔 공감…운행시간은 비현실적

급행 간선의 신설과 지하철·버스 간 환승 체계 구축 등 대구시의 노선 개편 실험에 대해 시민들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급행 간선은 운행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책정됐고 환승에 대한 안내가 부족, 시민들의 불편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시내 중앙로에서 칠곡 3지구 운암초교까지 급행2 (가창 스파밸리~칠곡3지구)를 타고 왔다는 이명호(23)씨는 "몰라보게 이동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정류장 숫자가 3분의 2나 줄어들다 보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는 것.

범물동에서 중구 밀리오레까지 가기 위해 급행3에 올라탄 문소희(21·수성구 범물동) 씨는 "제시간에 맞춰 버스가 오는 데다 시내까지 걸리는 시간도 훨씬 빨라졌다"고 흡족해했고, 권배근(28) 씨도 "범물동에서 칠곡 동명까지 가는데 옛 407번을 타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덜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19일 오전 범물동에서 칠곡 동명까지 운행한 급행3에 동승해 본 결과, 평소 1시간 20분 이상 걸리던 구간을 꼭 1시간 만에 주파해 통행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제도 많다. 대구시가 짜놓은 급행 간선의 운행 시간이 비현실적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버스기사 경력 22년차인 오쌍암(50) 씨는 "운행 시간이 1시간 10분 정도로 맞춰져 있지만 평일에는 교통 정체 등으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며 "운행 시간을 7분 정도 더 늘리지 않으면 겹치기 운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급행2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대구시는 달성군 가창에서 북구 칠곡까지 1시간 10분으로 운행 시간을 잡았지만 휴일인 19일에도 5~1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렸다"며 "평일에는 도저히 제시간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또 일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달라는 승객이 속출한 점과, 급행 간선 버스 정류장의 위치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점도 시급히 해결해야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대구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환승 체계의 경우 시간 지체와 요금 시스템 일부 오류 등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배차 시간이 지켜지고 노선이 다양화 돼 갈아타더라도 이동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대구시의 공언과는 달리,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운행 시간과 배차 간격의 경우 한 달 정도 시행한 뒤에 'BMS(버스운행관리시스템)'를 통해 자료가 축적되면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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