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열기,아줌마들이 책임진다"

"오른쪽이 비었어. 빨리 패스해, 그렇지."

6일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호림동 호림 강나루 축구장. 대구 달서구청 여성 축구단 김군자 단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30대에서 50대까지 20여명의 주부들이다. 대다수가 한때 하키, 핸드볼 등을 했다. 축구공을 차는 자세가 남자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마음은 20대인데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곽건숙(42) 씨는 "창단 당시와 비교하면 실력도 꽤 향상된데다 최근엔 달서구청이 후원해 이제는 돈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이 팀은 지난달 23일 '달서구청 여성 축구단'으로 새로 태어났다.

구청은 축구단 운영비로 매년 1천500만 원을 대기로 했다. 게다가 구청 도움으로 최근엔 10여 명 정도의 신규 선수를 보충하게 됐다.

달서구청 박선경 체육진흥담당은 "2006 월드컵 열기를 높이려 지역 여성 축구단을 지원케 됐다"며 "지난 2002 월드컵 때처럼 아줌마들이 앞장서 지역에 축구 열풍을 일으킬 계획"이라 말한다.

대구 시내 여성축구단은 달서구를 비롯, 수성구와 동구 여성축구단 등 모두 3개.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붐 조성을 위해 태어난 여성축구단이 월드컵의 해를 맞아 지역축구열기 재점화에 나선 것.

대구 수성구 생활체육협의회 이환조 사무국장은 "아이들 키우랴, 집안일 하랴 바쁘지만 1주일에 세 번 있는 연습날은 잊지 않고 찾는 열성 선수들"이라 치켜세웠다. 또 이 국장은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엔 이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영주, 점촌 등 경북지역 축구단들과의 교류전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줌마들 사이에서까지 축구 열기가 번지자 대구 달성군도 최근 여성축구단 창단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8월쯤 30여 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동네 축구단을 올해 안 정식 축구단으로 재창단할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설명 :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재현을 위해 독일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지역 아줌마 축구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대구 달서구 호림동 호림 강나루 축구장 훈련에 모인 맹렬 주부선수들이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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