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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시인' 문인수, 새 시집 '쉬!'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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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단을 대표하는 '길 위에 시인' 문인수(60). 그가 제1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작인 '동강의 높은 새' 이후 5년만에 새 시집 '쉬!'를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은 여전히 길 위에 서있다.

그가 서있는 곳은 고향인 성주의 성밖숲이었다가 어느새 전북 고창 고인돌 마을과 동해 바닷가인 영덕 화진포, 남해의 땅끝마을, 서해 변산반도 채석강에서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옮겨간다. 그리고는 인도의 갠지스강까지 이른다.

시인은 보는 것마다 듣는 것마다 노래가 된다. 실재하는 대상을 관조하는 것에서 시심(詩心)이 비롯된다. 땅 위의 현실에 발을 딛고, 양 어깨에 삶과 죽음을 하나씩 메고 살아가는 우리네 생(生)을 선명한 이미지가 담긴 시어로 이야기한다.

그에게 생은 진리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 '인생에 대한 그 무슨 대답'인 것 같아서, 끝없이 세상 여기저기를 떠돌며, 길 위에 서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던 길을 멈추고 한 자리에 눌러앉아 보아도 보이는 것은 '뚜렷한 부재(不在)'의 흔적 뿐이다. 그 결핍 때문에 시인은 다시 길을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런 순환적인 행로가 결국은 시인을 영원히 길 위에 서있도록 한다.

시인에게 시는 바다와 같아서, 큰 암흑 앞에 길마저 끊어지고 마는, 닿을 수 없는 비현실이다. 시집 자서(自序)에서 '도대체, 끝장낼 수 없는 시여/ 넘겨도 넘겨도 다음 페이지가 나오지 않는...'이라고 탄식할 정도이다.

그 애틋하고 무진장한 그리움 때문에 또 홀로 내처 길을 간다. 그럴때마다 그의 노래는 더 넓고 깊어져 간다. 시집 첫 작품인 '달북'의 '만개한 침묵인, 만월'처럼, '소리가 나지 않는 어머니'로, '덩어리째 유정한 말씀'으로....

김명인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은 "문 시인의 시는 구름 속에서도 내처 흘러온 조각달처럼 하염없는 세월의 심상을 간직하지만, 날카로운 날을 품고 있어서 마침내 서늘한 세월의 부재까지 꽉 찬 여백으로 돌려놓는다"고 했다.

마흔이란 젊지 않은 나이에 노래를 익혀 어느새 득음(得音)의 경지를 열어젖힌 시인의 내공이 그동안의 각고가 간단하지 않았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늦깍이 시인이 육십에 출간한 시집의 표제작 '쉬!'는 환갑이 지난 아들이 아흔이 넘은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이다. 그런데 시집 제목에 느낌표는 왜 붙였을까?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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