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떴다, 이런 메뉴

대학교마다 문화가 다르듯 구내 식당 역시 학교마다 맛이 다르고 색깔도 다르다. 당연히 인기 메뉴도 같지 않다. 구내식당 메뉴에서 대구의 경제와 문화를 본다면 과장일까. 메뉴로 들여다본 대구 대학생들의 특성과 주머니 사정을 알아봤다.

◆경북대 수타 돈가스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뛰어날 뿐 아니라 독특한 소스를 사용해 담백하면서 향긋하다. 고기맛도 좋은 편. 2천500원.

◆영남대 양푼이 참치생채비빔밥

따뜻한 밥에 참치 살코기, 상추를 얹어 고추장과 버무린 맛이 일품. 식판 대신 양은 그릇에 밥을 담아 식미를 돋운다. 2천원.

◆계명대 스페인식 돈가스

두루마리처럼 말린 향긋한 세 조각의 돈가스가 젊은층의 입맛에 딱 맛다.

마니아 층이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다. 2천900원.

◆대구가톨릭대 닭살카레볶음밥

야들야들하게 잘 데친 닭 껍질 살과 카레, 볶음밥이 섞어지면서 내는 매콤한 향기가 일품이다. 늦게 오면 품절되기 일쑤다. 1천800원.

◆대구대 찜닭백반

닭 살코기에 밥을 비빌 수 있고 곁 반찬도 다양한 일종의 찜닭 살코기 덮밥. 전문 치킨 체인점에 비해 맛도 손색없을 정도다. 2천200원.

대학 식당들이 변화의 바람을 타고 외부 식당가 못지 않는 시설로 대학생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메뉴가 뜬다

영남대에서 눈에 띄는 요리는 사천식 해물볶음밥(2천500원), 데리야끼 치킨라이스, 바비큐 돈육덮밥 등. 이승현(27·대학원생·국어교육 전공) 씨는 "사천식 해물볶음밥은 야끼덮밥과 맛이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싸서 만족"이라고 말했다.

계명대에도 특별한 요리가 많다. 야끼밥(2천900원)과 명가왕 비빔밥(2천500원)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핫치킨 피자(9천400원)가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김정미(21·영어영문학과 3) 씨는 "메뉴가 한식·중식·양식으로 다양해 밖에 나가서 사먹을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계명대 기숙사 식당의 경우 1끼당 1천600원이지만 1식4찬에 국, 반찬 등이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대구대에서는 단연 쌈밥(2천 원)이 튄다. 돼지불고기를 상추에 싸서 간단한 쌈을 즐길 수 있다. 굴국밥(2천500원), 생선정식(2천500원), 닭갈비덮밥(2천200원)도 인기 요리.

경북대학은 복현회관 양분식당에서 파는 라면밥이 별미다. 라면 1천200원에 밥값 300원, 합해서 1천500원이면 호주머니가 비고 배고플 때 대만족이다. 대구가톨릭대는 1천700원짜리 순대국밥이 이색적이다.

◆이런 메뉴는 실망

"정보센터 식당 정식은 군대 짬밥을 먹는 기분으로 먹는다." 경북대 게시판 '복현의 소리'는 차라리 도시락을 싸 다니겠다는 말로 밥센터로 불리는 이 식당을 평했다.

영남대에서도 쓴소리는 나온다. "정식은 별로인 것 같다. 싼 가격도 좋지만 밥의 질이나 반찬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는게 학생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계명대의 김정아(영어영문학과 3) 씨는 "공대·인문대 식당의 분식류는 메뉴가 다양하지못해 만족도가 낮다"며 "주로 바우어관에서 식사한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 구내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메뉴가 품절되거나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 대구대의 묵밥은 젊은 세대 취향에는 별로인 것 같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병고·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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