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佛 시위 격화…시라크 대화 촉구

18일 학생·노동계 대규모 시위 예고

프랑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 정책에 반발하는 학생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가운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17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신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계는 이미 의회에서 통과된 새 고용정책의 핵심인 최초고용계약(CPE)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18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시라크, 대화와 평화시위 촉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 훈장 수여 행사에서 "정부는 대화 준비가 돼 있다"며 가능한 한 신속히 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맡겨두고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시라크 대통령이 사태가 심각해지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또 18일 시위에 관해 언급하며 모두를 존중하는 진정된 분위기 속에서 가두 행진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노동법이 실업 퇴치 정책에서 중요한 요소다. CPE는 노동 시장에서 제외돼 있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것"이라며 학생들이 철회를 요구 중인 CPE를 옹호했다.

◇4월 시행 예정 CPE

CPE는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이후 최초 2년 동안은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완화시켜 고용주의 신규 채용을 장려하고 청년 실업자의 취업 기회를 높여 주자는 취지로 마련된 조치다.

그러나 노동계와 학생은 고용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특히 학생들은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PE가 포함된 새 노동법은 이미 의회에서 통과돼 4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사회당이 위헌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 갈등 고조…18일 또 대규모 시위

정부의 대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더욱이 18일 오후에는 전국 각지에서 최고 1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되는 시위가 예고돼 정부와 학생 간 힘겨루기의 주요 고비가 될 전망이다.

17일 기준으로 전국 84개 종합 대학 중 51곳이 완전 폐쇄되거나 부분적으로 시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전국의 고등학교 100개 이상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한편 16일 폭력 사태로 전국에서 272명이 검거됐고 경찰관 92명과 시위 참가자 18명이 체포됐다고 내무부가 밝혔다.

최루탄과 돌, 화염병이 오가고 일부 점포가 약탈당했던 파리에서는 모두 187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폭력 사태를 저지른 세력으로 급진주의자 및 무정부주의자들과 우범자들을 꼽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파리 교외의 비행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극좌 및 극우 진영의 불량 세력들이 시위에 가담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17일 라탱 구역에서는 학생 1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우파 학생들이 주도하는 유사한 시위가 21일에도 예정돼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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