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삼성, 프로배구 챔프전 '대혈전' 임박

'장신군단' 현대캐피탈과 '무적함대' 삼성화재가 통합우승과 리그 10연패라는 지상 명제를 가슴에 새긴 채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왕좌를 놓고 격돌한다. 정규리그에서도 불꽃 튀는 자존심 싸움으로 코트를 뜨겁게 달궜던 두 팀은 25일부터 천안과 대전을 오가며 5전3선승제의 챔프전을 통해 올 시즌 진정한 승자를가린다.

◆고공 배구 對 세기의 배구='명장'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키 206㎝의 '용병 특급' 숀 루니를 정점으로 한 고공배구로 구기 종목 사상 유례가 없는 삼성화재의 10연패 야망을 꺾겠다는 복안이다.

카리스마 넘치며 다혈질적인 김호철 감독은 "우리가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삼성이 우리를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삼성화재는 끈끈한 조직력과 10연패를 향한 집념으로 똘똘 뭉쳐 정상 수성을 노린다. 삼성화재는 LI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드러났듯 베테랑 듀오 김세진-신진식의 노쇠와 센터 신선호의 부상으로 전력이 예전만 같지 못함은 인정하면서도 단기전이라는 점에서 장기인 집중력과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차분한 신치용 감독은 "단기전은 전력보다는 정신력의 싸움이기 때문에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용병과 노장 스파이커들=두 팀의 대결은 용병 숀 루니(24·현대캐피탈)-윌리엄 프리디(28·삼성화재), 32살 동갑내기인 노장 후인정(현대캐피탈)- 김세진(삼성화재), 40년 지기인 김호철-신치용 감독의 대결 등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국내 코트 최장신(207㎝) 레프트인 루니는 프리디와 두 차례 대결에서 득점과 공격성공률 등 모든 부문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최고 용병임을 입증했다. 이에 맞서는 프리디(196㎝)는 시즌 중반 지각 합류했지만 미국 국가대표팀에서 레프트 주공격수로 활약한 만큼 대표팀 경력이 없는 루니보다 경험과 세기에서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평가다.

폭발적인 스파이크가 돋보이는 후인정은 팀 주장으로 후배들과 융합되면서 정규리그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김세진은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부진했으나 시즌 중반 이후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후위공격성공률 1위(59.72%)에 오르는 등 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미녀 군단 對 만년 2위=춘추전국 시대 도래로 유례 없는 혈전이 이어진 여자부는 결국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대결로 정리됐다. 만년 2위 도로공사는 지난해 우승팀 KT&G를 가볍게 일축하고 대망의 챔프전에진출해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과 역시 5전3선승제로 여자부 패권을 다툰다.

지난해 꼴찌에서 정규리그 우승으로 파란을 일으킨 '미녀군단' 흥국생명이나 챔프전에서 도전자 입장인 도로공사나 모두 부담 없는 입장이라 남자부 못지 않은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흥국생명은 '슈퍼루키' 김연경과 '백어택 여왕' 황연주라는 최강 좌우쌍포를 앞세워 챔프전까지 싹쓸이를 노린다.

도로공사는 세터 김사니의 무르익은 손끝이 든든하고, 레프트 거포 임유진-한송이의 스파이크가 나날이 날카로움을 더하고 있어 창단 29년만의 감격적인 첫 우승을내심 기대하고 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승부사' 김철용 감독(흥국생명)과 '잡초' 김명수(도로공사) 감독의 사령탑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