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결집을 강조하는 '감성경영'이 주목받으면서 직장내 문화, 또는 문화 인프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음악, 미술, 공연 등이나 아름다운 조경 등의 요소들이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사내 문화적인 공간으로 잘 알려진 일터를 돌아봤다.
▨ 기살려주는 회사 '능률도 쑥쑥'
직장내 문화라고 해서 거창할 이유는 없다. 대형 음악홀, 갤러리 등의 덩치 큰 공간일 수도 있지만 조그만 독서실도 좋고 직원들이 문화적 향취를 누릴 수 있도록 입장권 할인혜택을 주는 것 만도 반가운 일이다.
대구 성서공단내에 위치한 태창철강(주)은 숲과 음악이 아름다운 공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이 곳이 전국에서도 아름다운 공장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입구에서 사옥까지 1천700여 평 남짓한 정원은 고즈넉하다 못해 숲 길을 걷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할 정도다.
본사 건물 1층과 2층에는 150여 평에 이르는 갤러리가 있다. 시늉만 낸 정도가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가는 건물 외부 계단이 잘 지은 미술관으로 들어서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지하1층에 마련된 300여 석 규모의 지하강당에서는 지난 해 무용공연, 판소리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음향이나 조명 수준이 웬만한 전문극장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이 공장에서 단연 자랑할 만한 곳은 소규모 공연장인 '별라홀'. 일본식 정원으로 둘러싸인 별라홀의 내부에서는 직원들을 위한 오페라, 기악 등 클래식 공연이 초청돼 열린다. 공연장 지하에 직원 식당을 마련한 것도 이채롭다.
▨ 흥이나니 일도 저절로 잘돼요
성서에 본사를 둔 '한국 OSG'.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이 곳 역시 공장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회사 곳곳에 녹지공간이 펼쳐져 있다. 통나무로 만든 야외 휴게실은 사계절의 운치를 골고루 느낄 수 있는 이 회사의 자랑거리 중 하나. 직원들을 위한 돌잔치나 윷놀이 장소로 쓰고 있다. 하대석 차장은 "단기적인 이윤만 따지기보다 문화적 시설을 확충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 취지"라고 말했다.
휴대폰, 하드디스크 드라이버, 프린터기 등을 제조하는 구미 삼성전자 제 1, 2 공장. 이 곳에는 '미래 가꿈터' '프로(PRO) 가꿈터'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직원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에 놓인 앵무새와 강아지가 친근함을 더 한다. 24시간 개방되는 이 곳은 만화책부터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서적 2만여권이 꽂혀 있다. 서가는 복도까지 늘어서 있다. 교대근무를 하고 난 직원들이 이 곳에서 책을 빌려가거나 읽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직원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맛있는 영화' 프로그램도 자주 게시판에 붙는다.
▨ 성공하는 직장엔 '문화'가 있다
직원 복지관 내에는 동호회 룸도 마련돼 있다. 피아노 동호회를 비롯해 기타, 바둑, 요가, 스포츠 댄스 등 다양한 소모임이 있다. 직원들의 공연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단체할인 혜택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주5일제 근무를 이용해 직원들이 매월 1, 2차례 문화탐방도 하고 있다. 구미 사업장 소평진 차장은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고 신바람 나는 직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제는 문화가 그 직장의 경쟁력을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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