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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1천리를 가다] 영덕 축산면 축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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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장 영덕. 오는 14일 강구에서 한바탕 대게 축제가 펼쳐진다. 사람들의 입맛을 살살 녹이는 그 속살고운 대게를 실어 나르던 배가 드나들던 곳이 바로 인근의 축산항이었다.

강구에서 대진을 잇는 918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그 중간에 축산항이 있다. 축산은 원래 지형이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가 편안히 누워 있을 만큼 안전한 항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말에 걸맞게 축산항은 깨끗한 동해안에서도 손꼽힐만큼 아직 때묻지 않은 맑은 바다를 끼고 있다.

1970년대 초 축산항은 수 백 척의 어선들이 정박할 정도로 번성했다. 목선이 대부분이었던 그때 거친 풍랑과 태풍이 비껴가기를 기다리며 닻을 내리고 숨죽이며 기다릴 수 있었던 최고의 대피처가 바로 축산항이었다. 지형적으로 배가 정박하기 쉽지 않았던 울릉도의 어민들은 기상특보가 내리자마자 모두들 축산항으로 배를 몰았다고 한다.

축산항이 최고의 피항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북새풍(북풍)은 인근의 와우산이 막아주고 하늬바람(서풍)은 대소산이, 마파람(남풍)은 죽도산이 막아주었기 때문에 천연의 요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축산항의 앞을 가로질러 우뚝 솟은 죽도의 등대는 그 자체가 명물이다.

해안선을 굽이 돌 때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어촌마을들, 바닷가에 설치해 놓은 덕장마다 가득 걸려있는 오징어와 미역들로 비린듯하면서도 싱그런 바다내음을 물씬 풍기는 곳,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일반 횟감이 다양하고 가격도 싼 곳이 바로 이 축산항이다.

영덕·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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