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한 공부방] 두통 호소땐 병원 찾아 상담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두통도 진통제만 먹을 게 아니라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치료해야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고생도 가끔 보게 되는데 실제로 전국 중·고생 10명 가운데 1명이 두통에 대해 걱정한다는 설문조사도 있을 정도로 많다.

중·고생의 두통은 어른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는 일차두통과 뇌의 구조이상 등에 의한 이차두통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어른의 경우처럼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일차두통의 대부분이다.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와 밀접하다.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학교생활에서 긴장이 쌓이면 머리가 띵하고 뒷목이 뻣뻣해진다. 지속적인 긴장이 뇌로 전달돼 두피를 감싸는 근육의 수축으로 이어져 생기는데 뇌의 일시적 기능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학생들이 두통을 호소할 때 부모는 일단 학교생활이나 공부 등에서 지나친 긴장의 원인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진통제 등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을 찾아서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의 편두통은 어른들과 큰 차이가 있다. 편두통은 한마디로 설명해 '뇌신경혈관 두통'으로 분명한 뇌기능장애이다. 뇌 자체에 과도한 전기 부하가 생겨 혈관이 신경염증이 생기면 두통이 발생한다. 이때 뇌의 구토중추도 자극돼 오심과 구토가 생긴다.

편두통은 꾀병처럼 보이기 쉽다. 그렇다고 "공부하기 싫어서 그러느냐?"는 식으로 묻는 건 곤란하다. 편두통은 두통에 앞서 입맛이 떨어지고 피곤하면서 밝은 빛, 소리, 자극적인 냄새에 예민해져서 소위 '몸져눕는' 상태가 된다. 통증은 심각해 머리 한쪽이 울렁거리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머리가 쏟아질 것 같은 상태가 된다.

학생을 데리고 온 부모도 편두통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학생의 증상을 당연시하는 부모도 가끔 보이는데 따뜻한 배려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편두통은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서 자세한 상담을 할 필요가 있다. 편두통은 유발인자 제거와 약물치료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차두통이란 두통이 생기는 원인이 밝혀져 있는 경우로서 두부외상, 뇌혈관 기형, 기질적 뇌질환, 약물, 감염, 대사성 질환, 안면 및 두경부 질환, 그리고 정신과 질환 등이 원인이다. 두통은 뇌 이외의 여러 질병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며 간과하면 안 되는 중요한 증상이므로 세밀한 병력청취와 진찰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병원에 오기가 쉽지 않으므로 두통이 있을 경우 부모가 대화를 통해 심각성을 파악한 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도진국(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