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탈리아 중도 좌파연합 승리…5년만에 정권교체

지난 9-10일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연합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 승리한 것으로 11일 집계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집권 우파연합은 그러나 총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과정에서 많은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며 재검표와 조사를 요구해 정치 혼란이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좌파연합 상하원 장악 = 프로디 전 총리의 중도 좌파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4 9.8%의 지지를 얻어 49.7%를 획득한 집권 우파연합을 0.1%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하원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진영의 표차는 2만5천224표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2월 채택된 완전 비례대표제 선거법에 따라 중도좌파는 자동적으로 하원 정원의 55%에 해당하는 340석을 확보, 다수를 점하게 됐다.

부재자 투표로 이날 결정된 상원 의석 6석도 중도 좌파연합이 4석을 차지한 반면 우파연합과 독립 정당은 각각 1석을 얻는데 그쳤다.

중도 좌파연합은 이로써 정원이 315석인 상원에서도 우파연합보다 2석 많은 158 석을 확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함으로써 5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게 됐다.

◇ '승리' VS '불복' 대치 = 프로디 전 총리측은 이날 총선 승리를 기정 사실화하며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독일식 연정 구상을 거부했다.

중도 좌파연합측의 한 대변인은 프로디 전 총리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독일식연정 구상을 거부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며 연정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베를루스코니가 주도하는 집권 우파연합은 그러나 프로디측의 승리 주장을 일축하며 엄격한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두 진영이 이처럼 '승리'와 '불복'을 선언하며 정면 대치함에 따라 지난 미국대선에서 박빙의 표차로 검표와 재검표를 반복했던 '플로리다식' 정치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 유럽 '환영' VS 이탈리아 국민 '우려'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프랑스, 벨기에 등은 이날 프로디 전 총리측의 승리가 선언되자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장 출신인 프로디가 집권하면 EU와 이탈리아 간 관계가 한층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민은 이번 총선으로 자칫 국론이 첨예하게 분열되지 않을까우려하고 있다. 언론도 '분열' '쪼개짐' 등의 극단적 용어를 쓰며 국가 통합의 훼손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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