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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 관리'철학'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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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청이 대구 앞산 기슭 2만6천여 평의 개발 계획을 내놨다. 대명동 구간 순환로 남편 산자락을 대상지로 하며, 1차로 28억 원을 투입해 '빨래터' 지구 3천700여 평을 내년 2월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조각공원, 분수대, 배드민턴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체력단련장, 소형 수목원, 산책로 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후엔 2차로 인접 2만3천여 평에 장애인 체육 시설, 전시장, 전망대, 야외공연장을 만들되, 총 95억 원을 들여 장차 3년 내에 '다목적 공원'으로 완성시키겠다고 했다.

이번 계획 중 빨래터 일대 조각공원 건설 등 일부는 사실 이전에 이미 공개된 바 있는 것의 재탕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개발' 계획에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대구시의 오래된 '보전' 기조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1990년대 중후반에 기존의 능선 위 휴게소 4개 중 2개를 폐지시킨 바 있으며, 큰골에 건설하려던 눈썰매장 역시 좌절시켰고, 많은 돈을 들여 만들었던 큰골의 의자형 케이블카를 없애기까지 했다. 지하수를 퍼 올려 큰골에 물이 흐르도록 하려는 구상이 제시됐다가 무산된 것도 그때였다. 그런 일들로 미뤄 당시 대구시는 '개발' 봉쇄와 자연 상태 복원을 앞산공원 관리 정책의 기조로 삼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 결과 앞산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시민 위락지의 기능을 잃고 등산객 혹은 여름철 피서객들만 찾는 곳으로 변했다. 그랬다가 이제 와 남구청은 대형 개발 계획을 슬그머니 내놓고 대구시는 앞산 남사면 구간을 통과하는 4차 순환선 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산을 시민들에 이롭게 적절한 수준까지는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접근성이 좋은 앞산에 아무 위락 시설도 들어서지 못하게 막는 게 가난한 서민들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지 회의하는 심정도 이해된다. 반면 산은 잘 보전해야 한다는 원칙론 역시 의심할 여지 없는 정론이다. 다만 문제는 앞산의 개발 혹은 보전의 폭과 관련한 제대로 된 철학적 합의가 여태껏 수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 상반된 정책이 출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찬성과 반대로 갈려 시민 여론이 분열될 소지도 그 탓에 생긴다. 개발을 추진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관리 철학과 합의 도출 과정부터 하루속히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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