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들의 속풀이용으로 선호되던 아귀탕·아귀찜이 웰빙 바람을 타고 중년여성들에게 대인기다. 저지방 저칼로리에다 연골을 강하게 하고 피부미용까지 돕는 콜라겐이 풍부해서 중년층 계모임 선호 요리 1위로 등극(?)했다. 특히 생물을 주로 쓰는 대구의 아귀요리 솜씨는 마산명물 오동동 아귀집들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철을 맞아 한창 깊은맛이 나는 아귀는 볼품없지만, 그 안에 감춰진 맛은 동해 용왕이 숨겨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귀를 즐겨 먹으면 중년여성들은 다른 보약이나 호르몬 투약 없이도"물렀거라 관절염, 훠이 춘곤증"을 노래부를 수 있고, 젊은 여성들은 더욱 예뻐질 수 있다니 갈수록 인기가 치솟는다. 자, 아귀요리로 '식약동원' 체험해 볼까나!
◇ 여성에게 아귀 석류 미역 좋아
남성에게 낙지, 복분자, 부추가 좋다면 여성에게는 아귀, 콩(혹은 석류), 미역이 좋다. 아귀에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이 풍부해서 나이가 들수록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운 여성들의 웰빙 자연식으로 그만이다. 익히면 육질이 더 쫄깃해지는 아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태리 밀라노식 요리재료로도 자주 쓰인다. 탕(매운탕, 맑은탕) 찜 불고기 수육 등으로 만들 수 있으나 찜의 영양 흡수력이 가장 높다. 포항 등지의 횟집에서는 서비스로 콩나물과 함께 아귀수육을 내놓기도 한다.
◇ 징그러운 모양에 숨어있는 맛
아귀는 머리와 입이 엄청 크고 이빨이 날카로우며 아래턱이 툭 튀어나왔다. 몸통과 꼬리는 가늘고 짧고, 살은 물컹물컹하며 우둘투둘하고 미끈한 껍질에 덮여있어 징그럽게 생겼다. 예전에는 어부들도 잡으면 곧 바다에 버렸다 해서 '물텀벙'이라 불렸다. 아귀는 크게 두 종류로 하나는 등과 배가 모두 거무스레하고, 다른 하나는 배가 희다. 흰 게 참아귀로, 맛이 훨씬 좋다. 살점은 맛이 부드럽고 껍질은 쫄깃하다. 뼈 사이에 붙은 연골까지 다 먹어야 영양 만점이다.
◇ 불황에 늘어나는 아귀전문점
최근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져 대구·경북 23개 시군별로 마산아구(김천 신음동) 부자아구(경주 성건동) 아구나라(구미 형곡동) 아구사랑(포항시 두호동) 아구명가(대구 계산동) 등 체인점과 전문점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물량이 달려 중국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산 아귀가 들어오고 있다. 요리초보자라면 전문점에서 준비해둔 재료를 사서 집에서 금방 요리해 먹는 방법이 편하다. 아귀찜은 요리된 상태로 사 가지는 말 것. 물이 생겨나서 맛이 싱거워진다.
◇ 인터넷에 '아귀' 한 번 쳐보시죠
인터넷 수산물업체들도 손질을 마친 생아귀를 배달해 준다. 다듬어 주는 것은 물론 원하는 요리에 맞는 부재료까지 넣고, 요리법도 올려놨다. 반드시 생물 국산 아귀로 주문해야 맛에서 실패하지 않는다. 태강수산(tgfish.com), 영남수산, 네이버, 다음카페, 옥션 등 포털사이트에도 아귀요리법과 아귀요릿집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아귀를 한 번 쳐보면, 깜짝 놀랄 정도의 요릿집과 요리법이 쏟아진다.
◇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이다
아귀수육의 참맛은 아귀내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만 원어치 이상 주문하면 싱싱한 내장을 많이 넣어준다. 식당에서는 중국산 아귀를 많이 쓰고 있다. 매운맛을 싫어하면 수육과 맑은 아귀탕을, 다이어트효과와 일상의 짜증을 확 털어내고 싶으면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아귀찜을 택하면 된다. 아귀는 쓸개와 이빨을 빼고는 다 먹을 수 있는데, 특히 내장 중에서도 간과 위가 뛰어난 영양가와 맛을 지니고 있다. 식당에 가면 특별히 주문해야 아귀의 애를 맛볼 수 있다.
◇아귀요리의 비법
아귀탕의 경우 국물맛이 좋아야 한다. 무, 양파, 멸치, 새우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12시간 이상 우려낸 맛국물에 된장을 조금 풀고 토막낸 아귀를 넣어 한소끔 끓이다가 건져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먹으면 그만.
아귀의 등지느러미 살은 쫀득쫀득한 게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고, 아귀 꼬리는 쫄깃하고 뒷맛이 담백해 아귀찜을 만들 때 최고의 재료로 손꼽힌다. 특히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에 꼽힐 정도로 맛이 기막힌다. 아귀수육은 젓가락으로 점잖게 먹기 어렵다. 한 점 집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고, 아귀수육에 붙은 거무스레한 껍질은 쫀득쫀득한 게 뒷맛이 깊다.
◇ 밀라노식 아귀 요리
아귀를 토막내 오븐을 180도로 예열하고 뚜껑이 있는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간보다 조금 센불에서 아귀를 황갈색이 나게 구워낸다. 어느 정도 익으면 불을 약간 줄여(중불) 팬에 당근 양파 샐러리 채썬 것과 마늘 다진 것을 넣고 볶는다. 익은 아귀가 절반쯤 잠기도록 화이트 와인과 치킨 스톡을 조금 붓고 후춧가루를 뿌려 불을 세게 하여 뚜껑을 덮고 한번 끓여낸다. 이것을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익힌다. 아귀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하고 소스를 끼얹은 후 다진 파슬리와 레몬 제스트를 뿌려 낸다.(참고 네이버, 검색어 아귀)
◇ 아귀찜
손질한 아귀는 소금물로 헹궈 물기를 뺀 다음 청주 소금을 넣고 잰다. 냄비에 물을 넣고 끓으면 아귀를 넣는다. 한소끔 끓어오르면 바로 꺼내 체에 받치고, 데친 물은 버리지 말고 따로 보관한다. 콩나물은 머리와 꼬리 부분을 떼고 씻어 물기를 빼고 미나리를 길이로 썬다. 미더덕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냄비에 아귀 데친 물을 조금 붓고 끓이다가 아귀 미더덕을 넣고 양념장을 넣어 푹 끓인다. 아귀가 익으면 콩나물과 미나리를 얹어 한소끔 끓인 후 풀어둔 찹쌀 녹말물을 조금씩 끼얹으며 섞어 윤기를 낸다. 국물이 거의 졸아들고 걸쭉해지면 대파 고추 깻잎 참기름 들깨를 넣는다. 고추냉이 장에 아귀와 야채를 찍어 먹는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도움 푸드스타일리스트 김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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