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슈퍼 젖소를 아시나요?"

달성군 축산농가 12곳 사육

슈퍼 젖소를 아십니까?

유전자 계급사회를 그린 공상 과학영화 '가타카'에서는 사람들이 우성 유전자만을 모아 '맞춤 아기'를 만들고 유전자 정보를 통해 미래를 파악한 뒤 정해진 인생을 시작한다. 늘 미래를 궁금해 여기는 인간의 꿈같은 얘기다.

하지만 젖소 세계에서는 이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된지 오래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우량정액을 인공수정해 좋은 형질의 송아지를 낳게 하는 젖소능력개량사업이 첫 선을 보인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젖소 농가에 지원하는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구 달성군도 올해 1천800만 원을 들여 역내 12곳 축산농가에 젖소능력 개량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에서 지난 2월 달성군에서 사육중인 1천195마리의 젖소에 대해 혈통 등에 대한 선형심사를 거친 결과 모두 396마리의 암소가 선발됐다.

따라서 달성군은 이들 젖소에게 인공수정할 '우량 정액'을 전량 미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달성군 우진택 축산담당은 "농가들이 병에 약하고, 유량(乳量)이 적은 열성의 젖소가 탄생하는 것을 우려해 근친교배를 꺼려해 올해부터는 각각의 젖소가 가진 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정액 전량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입한 정액은 모두 4가지 종류. 유량을 많게 하는 정액, 잘 생긴 외모 또는 체형을 촉진하는 정액, 알록 달록한 젖소 고유의 색을 유도하는 정액 등 모두 792 스트로(straw·한 마리의 송아지를 인공수정시킬 수 있는 양)를 수입했다. 한 스트로의 가격은 평균 2만5천 원.

인공수정을 한 지 10년쯤 됐다는 김쌍식(40.달성군 유가면) 씨는 "맞춤개량사업을 한 뒤 몸무게가 500kg에서 600kg으로 늘고 수명도 배 이상 늘어난데다 유량도 많아져서 수입이 덩달아 크게 늘었다."며 좋아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젖소농가에서 인공수정을 하다보니 수소만 '찬밥' 신세가 됐다. 수소가 태어나면 대부분 고기소 용도로 팔려 농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것.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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