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O 사무총장 안뽑나, 못뽑나

국내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이상국 전임 사무총장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지만 KBO는 보름이 다 되도록 후임 인사에 대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후임 사무총장으로는 방송 해설가들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특히 이들이 사무총장이 될 경우에 대대적인 KBO 개편작업이 뒤따를 것이라는 소문마저 야구계에 파다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정작 인사권을 쥐고 있는 신상우 KBO 총재는 감감 무소식이다.

신상우 총재가 이상국 전임 사무총장을 내보냈을 때에는 분명히 후임자를 염두에 뒀을 터이지만 보름이 가깝도록 이사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18일 "총재께서 이번 주중 이사회 날짜를 잡을 것이며 이 달 안으로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일 사무차장은 이상국 전임 총장이 떠난 2주 전에도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어 후임 사무총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결국 결정권자인 신상우 총재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신총재가 이상국 전임 총장을 해임한 이유도 불분명하다.

신 총재는 지난 5일 중구 태평로2가 서울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상국 사무총장을 내보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굳이 말하자면 오래 했으니까..."라고 얼버무렸다.

지난 1월 KBO 수장으로 취임한 직후 "차기 총장은 3년 뒤 차기 총재에게 물어보라"며 이상국 전 사무총장에 대해 신뢰 의사를 보냈던 신상우 총재가 불과 2개월여 만에 생각을 바꿔 해임을 통보했을 때는 후임자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연유인지 보름이 넘도록 후임 총장을 선임하지 못해 야구계에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장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과 심의권한을 갖고 있는 8개 구단 사장들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또한 신상우 총재가 사무총장 후보를 검증하는 방법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 총재가 취임이후 야구계 인사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두 번에 불과하며 대다수 여론을 측근을 통해 듣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국 전임 총장을 내보낼 때에도 측근을 통해 통보했던 신상우 총재는 후임 총장 인선에도 이 측근이 야구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여론을 수집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야구에 문외한인 내가 뭘 알고 접촉하겠나. 총재께서 직접 여론을 모으고 있다"고 부인하면서도 "이 달 중에는 후임 총장을 결정하실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공식라인이 아닌 측근을 통한 여론 수집도 바람직한 모양새가 아니지만 사무총장 인선을 차일피일 미룰 경우에는 야구계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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