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시바우 美대사, 한·일 양국 잇따라 접촉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일본의 수로측량 계획으로 한일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측이 이 문제와 관련, 한일 양측을 잇따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윤병세(尹炳世)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지난 14일 방한중이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의 조찬회동에서 일본의 측량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하고 미국측의 관심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조찬회동이 있었던 14일 오전은 정부가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해양측량선이 우리측 EEZ를 탐사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던 때다.

윤 차관보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카운터파트와 나눈 얘기를 일일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힐 차관보는 당시 윤 차관보와의 조찬 회동 후 같은 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윤 차관보의 메시지는 힐 차관보를 통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버시바우 대사는 한일간 갈등이 고조되자 17일 유명환(柳明桓) 외교부 제1차관을 만난데 이어 19일에는 오시마 쇼타로(大島 正太郞)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버시바우 대사는 유 차관과 오시마 대사와의 접촉에서 우리측 EEZ에 대한 일본측 해양측량선의 탐사계획과 관련, 일본측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또 일본의 탐사계획에 한국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EEZ 측량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이 동북아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사태가 해결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한일 양국 모두에게 민감한 정치적 문제인 만큼 어느 한쪽의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지 않도록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 2척이 19일 오전 돗토리(鳥取)현 사카이(境)항에 입항한데 이어 이날 오후 차례로 출항한 것으로 알려져 한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측이 사태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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