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엉터리 국가기준점…'국토 방임 행위'

국토의 경도와 위도, 해발 고도 등을 표시하는 '국가기준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잘못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국가기준점으로 보면 포항시 구룡포 일부가 적도 상에 얹혀있고, 강원도 철원군 화천면은 태평양 한 가운데 둥둥 떠있는 형국이다. 어이없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잘못된 국가기준점으로 인해 각종 대형 공사가 차질을 빚은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영동과 도계를 잇는 영동선 솔안터널 준공 예정이 1년 이상 미뤄졌다. 16.24㎞로 국내 최장터널이 될 이 터널은 당초 기준점의 높이에 맞춰 양쪽에서 동시에 땅을 파들어 갔으나 양쪽 터널이 만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기준점의 표기 잘못으로 터널 높이가 2미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또 부산시와 거제도를 잇는 길이 8.21㎞ 국내 최대 교량인 거가대교도 공사 중 양쪽에서 서로 만날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몇 년전 수백억원을 들여 GPS방법으로 새로 만들었다는 게 이 모양이다. 국가기준점 하나 관리하지 못한대서야 정부 기관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 같은 잘못을 감사원이 찾아낼 때까지 유유자적한 건설교통부와 산하 해당 기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이 우리 동해상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침범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명분이 수로탐사다. 그 앞잡이도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을 내세워 대외적으로 침략적 음모를 감추기에 그럴 듯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밝혀진 국가기준점 관리의 허술함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가기준점은 국토사랑과 국토수호의 기준점이라 할 만하다. 국가기준점이 틀렸다는 것은 국토 관리에 소홀했고 그런 무사안일한 방심이 일본의 침략적 수로 탐사와 해저 지명 선점 야심을 부른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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