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남편이 건넨 사랑의 묵주반지

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큰아들과 여섯 살 터울로 둘째가 태어났다.

기쁘기도 했지만 왠지 몸이 많이 좋지 않았기에 밤마다 혼자 몰래 울기도 많이 했다.

지금은 웃고 행복하지만 일년 전엔 진짜 너무 괴롭고 슬펐다.

올해 서른 여섯 번째 생일이지만 아이 키우느라 생일을 챙겨 먹을 엄두도 나지 않았기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남편 옷 서랍을 열어보고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작은 보석함이 있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대답 대신 웃으면서 멋쩍게 큰아들보고 "엄마 줘라"고 하는 것이다.

진짜 멋없다고 생각했지만 원래 무뚝뚝한 편이라 별로 이상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보석함을 열어보니 금으로 된 묵주반지가 들어 있었다.

요즘 금값도 비싼데 이걸 장만하려고 얼마나 아끼고 절약하며 마련했을까를 생각하니 코끝이 찡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으므로 세상에서 제일 값비싼 선물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묵주반지를 보며 기도한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고…'

박정미(대구시 중구 남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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