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1천리를 가다] 영덕 강구면 강구항

영덕 강구항. 김주영의 장편소설 '천둥소리'의 배경이며 인기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낭만이 흐르는 항구, 뱃사람들의 걸쭉한 말투속에 경상도 사나이의 뚝배기 장맛 같은 구수한 인정을 간직한 항구지만 언제부터인가 강구항은 대게항이 됐다.

강구항을 끼고 3㎞에 이르는 거리에는 고려 태조 때부터 유명한 영덕대게 상가가 100여개가 밀집해 세계에서 가장 긴(?) '대게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11월부터 5월까지 7개월 동안 이어지는 대게철이 돌아오면 강구항은 번화한 도심지가 된다. 이 때는 '눈에 밟히는 것이 대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게가 늘려있고 이를 찌는 냄새가 항구 전체를 뒤덮는다. 또 주말마다 강구항에 이르는 몇 km의 도로가 꼼짝없이 외부차량 주차장으로 바뀌는 때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에게는 대게 먹는 곳이지만 강구항은 연안과 원양어업의 전진기지로써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게 등 연간 수천t의 수산물이 거래되고, 강구항을 중심으로 홍게, 고동, 명태 등을 이용한 수산물 가공공장이 여러 곳에서 있어 영덕군내 강구가 가장 부자 동네다.

특히 강구면의 해안선은 주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전복, 미역, 김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며 육지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급격하게 깊어지는 수심으로 연안 어장이 발달해 성어기에는 높은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987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삼사해상공원은 강구항의 아름다운 전경과 동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관광명소로 이름 높아 대게와 함께 새로운 명물이 됐다. 또 1997년 12월에 준공된 경북대종으로 인해 매년 1월 1일 해맞이행사 때에는 수만명이 찾는 곳이 강구이기도 하다.

영덕·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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