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몽구 회장 구속영장 발부…구치소 수감

현대차 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청구한 정몽구 회장의 구속영장을 28일밤 발부받아 정 회장을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

검찰이 정 회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를 보여온 현대차 비자금 용처와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대부분의 피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관련자들이 모두 같은 회사 임직원이므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며 횡령·배임 금액이 거액이어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실형선고가 예상된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또 "피의자의 건강, 현대차 그룹의 경영난, 대외신인도 하락이나 국내 경제의 악영향 등의 염려가 있다고는 하지만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계열사를 통해 1천38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채무과다로 부실해진 기업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를 참여시킴으로써 4천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1년 이후 현대차 등 그룹 계열사의 회사자금 1천20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현대차의 해외펀드 운용에 따른 거래차익 1천760만달러(176억여원)를 현대차에 귀속시키지 않고 횡령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가 현대강관을 부당지원했으며 NCI 펀드를 청산하며 69만6천여달러(7억여원)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대우주항공㈜ 채무에 대한 자신의 연대보증 책임을 면하기 위해 현대차 등 계열사들을 1999년 8월과 2000년 4월 각각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케 함으로써 계열사들에 3천584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1999년 12월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페이퍼컴퍼니인 오데마치펀드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현대강관 유상증자에 참여시킴으로써 현대차에 3천900만달러(390억원), 현대중공업에 1천100만달러 상당의 손실을 가한 혐의도 영장에 포함됐다.

2001년 본텍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며 자신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90%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로지텍에 본텍 30만주씩을 실제 가치인 254만원이 아닌 5천원에 배당해 액수 미상의 손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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