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5일), 어버이 날(8일), 스승의 날(15일)…. 5월은 선물의 달이다. 가족과 평소 주위의 고마운 분들을 돌아보기에도 안성맞춤. 이럴 땐 선물로 고마움을 전하는 게 제일이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작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아 감동을 전해주는 세 사람의 선물감각을 살짝 엿보자.
♥자녀를 위한 시상식
"아-, 아-. 마이크 시험 중. 지금부터 자랑스런 딸 김홍주(10) 양과 아들 김민수(8) 군에 대한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는 어린이날, 자녀들을 위한 특별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는 전미정(35.여.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 씨.
지난해까진 놀이공원이나 유원지 정도를 가는게 전부였지만 올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자녀들에게 감사의 상장을 전달하고자 계획했다.
상 제목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딸에게는 '착하고 밝고 현명하게 자라는 아이에게 주는 어린이 최우수상 1급', 아들에겐 '크로바 미소를 닮은 아이에게 주는 미소천사 최우수상 1급'.
부상은 만화 과학 교과서(딸)와 마법 천자문(아들)이다. 수상 날짜는 5월5월이고 전달자는 아빠, 엄마. 상장의 근거는 가정생활진흥법 제1조로 직접 만든 법령이다. 상장 빈 공간에는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가족사진이 예쁘게 실려있다.
전 씨는 "학교에서 받는 상보다 더 추억에 남을 수 있는 상"이라며 "건강하게 잘 자라는 홍주와 민수가 고맙다"고 했다.
♥어머니를 위한 분홍 세타
'다가오는 어버이날 무얼 살까 고민했죠.
팔순잔치 마치고선 4년동안 병원신세
퇴원하길 기원하며 분홍스웨타 드립니다.'
4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에 들러 골다공증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어머니 황외술(84) 씨의 아침을 챙겨드린 셋째 아들 김재수(54.대구시 중구 동인 1.2.4가 동장) 씨가 어버이 날에 올릴 시조 한 수다.
김 씨는 오는 8일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감사의 선물을 하고자 결심했다. 선물은 퇴원하면 입고 싶어하는 '귀부인 분홍스웨타'와 옆 환자가 먹는 것을 보고 사달라던 비타민제 '레모나'.
그는 또 오래된 편지지를 꺼내 어머니를 향한 마음을 3장의 편지에 담았다. "밥 묵었나?, 안 춥나?" 병상에서도 언제나 아들을 먼저 걱정해주시던 어머니였다. 어느새 그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김씨는 이날 쓴 편지를 어버이날 어머니께 전해줄 계획이다.
어머니와 전화로 하루 2시간씩 통화할 정도로 애인이 돼주고, 1천500여 일 동안 병상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준 아들. 그는 "매일 어머니를 찾아가 아침식사를 챙겨주는 오전 7시10분부터 8시까지의 시간이 제겐 가장 기쁘고 소중한 순간"이라고 미소지었다.
♥선생님을 위한 감동 짠한 선물.
"바늘에 찔려 하루 5번씩 손가락에 피가 나지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는 선물입니다."
두 딸의 담임교사를 위해 정성 가득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주부 정의경(36.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 정 씨는 알록달록한 천, 솜, 바늘, 실 등을 이용해 직접 퀼트(Quilt.천으로 만드는 자수) 손가방·필통 등 선물을 만드는 중이다. 첫째 박선영(8.상인초교1) 양의 담임에겐 보름정도 걸리는 손가방을 만들고 있으며 둘째 규리(5.상원유치원) 양 담임을 위한 필통은 이미 완성한 상태다.
매일 밤 1시간 정도씩 준비하는 이 시간이 즐겁기만 한 정 씨. 그는 "두 딸을 잘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이 기뻐할 생각을 하면 절로 신이 난다."고 좋아했다.
정 씨가 천으로 정성스런 선물을 만들고 있는 동안 두 딸은 담임교사에게 전해줄 편지를 직접 썼다. '선생님! 이 선물 받으면 너무 좋겠네요. 우리 엄마의 마음이에요.' 큰 딸의 장난기 섞인 글이지만 스승의 날에 전해질 따뜻한 마음만은 세 모녀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정 씨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선물일 수도 있지만 편애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을 사랑으로 돌봐주는 성실한 선생님에 대한 작은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성추행 호소하자 2차 가해, 조국은 침묵"…강미정, 혁신당 탈당
7년 만에 악수 나눈 우원식·김정은…李대통령, 禹 통해 전한 메시지는?
우원식 "김정은과 악수한 것 자체가 성과"…방중일정 자평
[단독] "TK통합신공항 사업명 바꾸자"…TK 정치권서 목소리
고개 숙인 조국혁신당 "성비위 재발 막겠다…피해회복 끝까지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