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m 세계기록 수립 게이틀린은 누구인가?

'바람보다 빠른 사나이'

1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그랑프리대회에서 100m 세계 신기록(9초76)을 작성한 저스틴 게이틀린(24.미국)은 세계 어디를 가든 이 별명이 따라붙는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할 때 '에게해'의 바람보다 빨랐고, 지난 해 핀란드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관왕(100m.200m)에 오르자 '발트해'의 바람보다 빠르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번에 카타르 도하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해 '걸프만'의 바람보다 빠른 격이 됐다.

게이틀린은 지난 해 9월 대구 국제육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게이틀린은 9초대 기록을 장담했지만 시즌 막바지라 컨디션이 떨어져 10초26을 찍는 데 그쳤다. 경기 후에는 "스타트 총성이 울릴 때 졸았나봐"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185㎝, 83㎏으로 스프린터의 이상적인 체격을 지닌 그는 좀 퉁퉁해 보이지만 미국의 인기 영화배우 윌 스미스를 빼닮은 외모 덕에 여성 팬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게이틀린은 단거리 강국 미국의 스프린터 산실인 캘리포니아 출신이 아니라 동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이다. 그는 '인간탄환 제조기'로 명성을 떨치던 트레버 그레이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타트는 결정적인 약점이었다. 폭발적인 피치(주법)와 순발력을 겸비했지만 늘 스타트가 기록 작성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게이틀린은 또 미국 육상 대표팀의 유망주로 한창 주가를 높이던 중 2001년 금지약물인 암페타민 양성 반응으로 1년 간 트랙에 서지 못해 선수 생활에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리고 2003년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화려하게 재기한 게이틀린은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잇따라 제패하면서 단거리 1인자가 됐다. 유일하게 밟아보지 못한 고지가 세계기록 보유자의 영예였다.

게이틀린은 라이벌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작성한 세계기록(9초77)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갈아치움으로써 최초로 10초 벽을 허문 짐 하인스(미국), 단거리의 대명사 칼 루이스(미국), 원조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과 같은 전설의 스프린터 반열에 서서히 이름을 각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