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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재앙 대비하자" 노인요양시설 개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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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노인전문병원(수성구 욱수동)에 입원중인 김분녀(83·가명) 할머니. 지난해 4월 이곳에 왔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맞벌이를 하는 아들·며느리의 손에 이끌려왔다.

이 병원 이상권 부장은 "어르신들을 모시는 요양시설이 절대 부족, 무조건 병원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 부양가족들의 비용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옆 병실의 조춘례(70·가명) 할머니도 비슷한 경우. 이 병원에서 2년여 동안 입원치료를 받아 중풍이 거의 사라졌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병원문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할머니는 "자식들이 몇 있으니 비싼 병원비를 대주지만 자식들이 늙고 병들면 손자·손녀들이 과연 지금의 나처럼 대접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저출산 풍조와 함께 닥쳐올 '서러운 노인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움직임이 느려 현 40대가 저출산시대의 '첫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는 올들어 '중산층 노인'을 겨냥한 '실비(實費)' 노인요양시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고 비용도 실버타운 등 유료 요양시설보다 절반정도 낮췄다. 전액 정부지원을 받는 저소득층, 자신의 재산으로 자기 부양이 가능한 고소득층과 달리, 비용부담이 고민되는 중산층 노인을 겨냥한 것.

지난 4월 역내 처음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실비 노인전문 요양시설인 '시매온의 집'이 문을 열었다. 이 곳 이상근 과장은 "유료시설에 들어갈 능력은 없고,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어서 무료시설에도 갈 수 없는 중산층 어르신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올해부터 입소비용의 절반을 정부가 보조해주는 제도가 본격 시행, 병원이나 유료 요양시설보다 비용이 싸 인기"라고 했다.

때문에 개소하자 정원(60명)의 절반 가까이를 채웠고, 현재 문의가 많아 2개월 안에 정원이 다 찰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1999년 대구 유일의 유료 전문요양 시설로 출발한 중구 대봉동의 '어르신마을'도 최근 실비 전문 요양시설로 간판을 바꾸기로 했다. 노인인구의 대부분인 중산층 노인들의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내년엔 이런 실비 요양시설이 6곳이나 더 개원한다.

대구시 서정길 노인복지 담당은 "정부의 노인복지정책이 서민·중산층을 겨냥한 실비요양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도 실비요양시설에만 시설건립허가를 내줄 계획"이라며, "내년엔 실비요양시설 입소노인지원(월 40만 원)을 위해 내년예산에 15억여 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노인복지시설 건립은 저소득층 위주로 이뤄져 최근까지 기초생활수급권자를 위한 무료요양시설만 양산돼 왔는데 대구 19곳의 노인요양시설 가운데 무료요양시설은 14곳에 이른다.

영남대 김한곤 노인학연구소장은 "지금의 30, 40대 중년층들의 노년에 대비한 요양시설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저소득층은 무료시설, 서민·중산층은 실비시설, 고소득층은 유료시설 등 개인별 사회·경제적 수준에 맞는 맞춤식 시설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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