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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 속에 피어난 '꽃과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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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김동기展

분도갤러리(053-426-5615)에서 6월 3일까지 열리는 서양화가 김동기(45) 초대전 '꽃과 남자'의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꽃'과 '남자'이다. 3년 전 '고도를 기다리며'전에서 검은색을 택한 김 씨는 "암울한 삶 속에 비치는 빛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면서 삶이 힘들어지더라."며 안식을 찾아헤맸다.

그 탐색의 귀착점은 김 씨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로 기억하는 중학교 시절. 힘든 삶에 휴식을 찾아주는 소중한 기억, 원예사를 꿈꿀 정도로 꽃에 심취했던 그 시절 김 씨의 기억은 꽃(주로 백합)을 보듬는, 혹은 꽃밭에서 뛰노는 한 소년으로 투영됐다.

철·금·은·동·산화철·진주 가루 등을 연한 젤에 섞어 엷게 여러 번 칠하는 작업을 거친 작품은 여전히 검은 색과 손을 잡고 있다. 그러나 소년 김동기가 최고로 좋아했던 백합꽃, 6월이 되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백합꽃은 본유의 흰 색을 찾았다. 작품 속 남자는 흰 색, 파란 색 등 몇 가지 색을 지니며 등장한다.

생명(식물)에 대한 관심은 성적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 시절의 경험과 연결돼 성적인 은유를 직·간접적으로 담고 있기도 하다. 바람불면 아찔하게 흔들리던 꽃밭에서 자연과 대화하던 순수함돈 표현됐다. 작품마다 모습과 크기, 색을 달리하는 화면 속 남자의 모습은 성장의 시기이자 감성의 시기를 거쳐가는 김 씨의 자화상을 담아낸 것만 같다.

고유한 흘리기 기법은 '꽃과 남자'라는 생명에게 찾아든 단비를 표현하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3.5mX5m의 대형 벽화 작업도 전시 중이다. 성장통을 겪기 전의 아직은 행복함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철 재료가 빛에 반짝이며 전해진다. 그 속에는 '어두운 절망 속에서도 빛은 비쳐온다.'는 평범한 진리가 담겨져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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