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결전의 날이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아드보카트호가 오는 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조별리그 토고와 첫 경기를 치를 때까지 남은 훈련 기회는 하루 한 번씩 단 네 번 뿐이다.
세 차례는 독일내 베이스캠프인 쾰른 인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 구장에서 담금질을 하고 남은 한 번은 경기 전날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월드컵경기장(코메르츠방크 슈타디온)에서 소화할 공식 훈련이다.
평균적인 훈련 시간을 하루 1시간30분으로 잡았을 때 전열을 가다듬을 물리적인 시간은 겨우 6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남은 기간 무리한 훈련을 하는 건 독(毒)이 될 수 있다. 적절한 훈련 시간을 유지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고의 방책인 셈이다.
황선홍 SBS 해설위원은 "이제 대표팀이 전술적으로 더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고 했고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회택 선수단장(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지금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유일한 훈련 목표"라고 지적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D-4' 복안은 마지막 남은 1%의 조직력 허점을 메우는 데 맞춰져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결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드보카트호의 훈련 프로그램은 큰 변화가 없다.
초반부에는 선수들이 여러 패로 나뉘어 볼 뺏기를 하고 때로는 몸을 풀기 위해 대형을 맞춰서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휘 아래 흥미를 돋구는 게임을 한다.
그 다음엔 그라운드를 반면부터 3분의 1, 4분의 1, 8분의 1면으로 좁혀가며 6대6, 4대4, 3대3 미니게임을 하는 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베스트 일레븐'이 실전에 출격했을 때 조직력의 허점을 최소화할 부분 전술을 미니게임 속에서 끊임없이 복기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남은 기간 훈련의 초점은 떨어져있는 예리함을 끌어올리고 그 다음엔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충분한 휴식은 국내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다시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평가전 강행군으로 떨어졌던 체력을 100% 지수까지 충전해 후반 30분 이후에도 초반과 다름없는 체력전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주안점이 놓여있다.
아드보카트호의 기본 전형을 4-3-3으로 놓고 볼 때 남은 기간 가다듬을 수 있는 전략.전술적 목표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모아진다.
핌 베어벡 코치는 쉴 새없이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가나전에서 나타난 대표팀의 스리톱(3-top) 고립 현상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안정환(뒤스부르크), 박주영(FC서울), 이천수(울산) 등이 전방에 섰을 때 정삼각형 미드필더진과 측면 침투, 공간 활용, 2대1 월패스 등으로 공세의 돌파구를 열어젖힐 '약속된 플레이'를 좀 더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백(4-back) 수비진도 마찬가지다. 팀의 최고참이자 중앙 수비수인 최진철(전북)은 "전체적으로 크게 흔들리지는 않지만 호흡이 완벽한 건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도 포백 라인을 유지하는 관건이 될 전후.좌우의 '일정한 간격 유지'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월드컵 홈페이지는 한국과 토고의 대결이 '결정력(finishing power)'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정력은 스트라이커의 타고난 감각에서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결정력을 끌어내기까지 과정이다. 그 과정의 기초가 되는 조직력은 최후의 순간까지 남을 1%의 숙제에서도 열쇠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