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박물관 '사찰벽화전'

사찰 밖으로 나온 사찰벽화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정완)이 오는 8월 13일까지 열고 있는 '불국토, 그 깨달음의 염원-사찰벽화전'은 불교 미술의 총화인 사찰 벽화의 아름다움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이번 기획전은 우선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의 불교벽화, 고려시대와 조선 전·후기 사찰 벽화로 시대구분을 지은데다, 사찰벽화의 원류인 돈황석굴 코너 등 모두 8부로 구성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불국토(佛國土)를 형상화 한 사찰 벽화자료 약 80여점을 선보이고 있는 박물관 기회전시실 입구 정면에서 처음 마주치는 대형 그림이 바로 보물 제1315호인 강진 무위사 극락전 벽화. 고려시대 불화의 양식과 기법을 고스란히 담은 대표작이다. 게다가 사찰에서는 불상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 왼편으로 돌아서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벽화편이 눈에 들어온다. 삼국시대 서복사지 벽화 조각이다. 고구려 감신총과 쌍영총 벽화 모사도(模寫圖)와 백제 능산리 벽화 고분 비운연화도(飛雲蓮花圖)도 눈에 띈다.

통일신라시대의 불교 벽화로는 익산 미륵사지 벽화가 당대의 사찰 장엄세계를 보여준다. 고려시대의 사찰 벽화로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예산 수덕사 대웅전 벽화 모사도 가운데 수생화(水生花)·야생화(野生花)가 특이하다. 마치 서양미술의 정물화같기도 하다.

영주 부석사 조사당 사천왕 벽화 모사도는 대형 병풍을 펼쳐놓은 것 같다. 조선 전기의 안동 봉정사 대웅전 영산회후불벽화의 조형이 되었던 보물 제971호 묘법연화경 변상도는 경전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15세기 사찰 벽화의 원형으로 제작 연대가 뚜렷하고 왕실발원의 유물로써 가치가 큰 수종사 금동불감 후면불화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조선 후기의 사찰 벽화로 역시 처음 공개되는 보물 제1315호인 강진 무위사 극락전 백의관음도(白衣觀音圖)는 흰 옷이 특이하다. 비천도(飛天圖)는 덧그림을 그리면서도 바탕의 옛 그림을 남겨둔게 신기하다.

돈황석굴 코너는 10세기에 건조된 돈황 제61굴을 입체적으로 새롭게 연출해 관람객들이 석굴 안에 들어온 분위기를 느끼도록 했다. 이곳 아미타변상도·약사변상도 등에서는 벽화의 주조를 이루고 있는 쪽빛(藍色) 색조에 유의해야 한다. 서역문화의 반영이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비천상에 날개를 발견할 수 있다. 서양 기독교 문화에서 온 천사의 모습이다.

김정완 국립대구박물관장은 "전시기간 중인 6월 17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주 1회 전시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라며 "우리 민족의 소중한 유산인 사찰 벽화에 대한 참모습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53)768-6052.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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