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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사랑' 지핀 철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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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11명이 생활하고 있는 포항 흥해읍 용한리 해안도로 한켠에 자리한 '사랑의 공동체'에 15일 오전 10시 70여명의 철강인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이내 익숙한 솜씨로 낡은 장판을 걷어내 새 것으로 바꾸고, 빗물이 새던 유리창틀을 교체했다.

또 한쪽에서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목욕시키거나 어른 키만큼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방역작업도 벌였다.

오후 늦게까지 봉사활동을 벌인 이들은 철강포장업체 삼정피앤에이 봉사단 소속 직원들. 용광로를 거쳐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철판과 밤새 씨름하고 아침에 퇴근하면서 곧바로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중증 장애아들이 생활하고 있지만 비인가 시설이어서 형편이 훨씬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 왔다. 이들의 손길이 거쳐 간 곳은 몇 시간만에 몰라 보게 바꼈다.

도경욱(42·생산부)씨는 "짧은 시간 노력으로 어린이들이 다소나마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밤샘 근무의 피곤도 싹 사라졌다"며 기쁜 마음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작년 여름, 집안까지 차고 들어오는 비를 피해 어린 장애우들을 안고 대피시켰던 박민정 원장은 "아저씨들 덕분에 장마철에도 걱정이 없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삼정피앤에이 봉사단원들은 또 휠체어와 기저귀, 빨래걸이 등을 준비해왔고 장애우들과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삼정피앤에이 봉사단원들은 이날 마음속 온도가 용광로 온도보다도 더 뜨거워 보인 하루였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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