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수한 가족사랑 '홀~인원'…금오골프클럽

골프는 아직 귀족스포츠다? 가족을 외면하는 운동이다? 둘다 아니다. 김천시 농소면에 있는 '정월된장(www.jungwol.co.kr)' 농장을 둘러싼 파3(9홀) 골프장인 금오골프클럽은 이런 상식을 뒤엎는다.

골프와 된장.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가 기막히게 궁합을 이뤘다. 농장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장을 담은 1천여개의 항아리. 이 항아리 주위를 푸른 잔디가 둘러싸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골프클럽으로 파3의 9개 홀로 구성됐다.

여느 다른 골프장과 다른 점은 가족이 함께 찾는다는 점. 아빠는 골프를 즐기고 아이들은 그네를 타거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한다. 그동안 엄마는 원두막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장을 가득 담은 항아리를 구경하기도 한다.

파3홀이라 9홀을 도는 시간도 1시간 20분 남짓. 가족들이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면 골프는 끝난다. 이후는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싸들고 온 김밥을 펼쳐 먹기도 하고 정자 아래서 목침을 베고 나른한 오후를 보낼 수도 있다. 온가족이 잘 가꿔진 야생화 꽃밭을 돌아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식사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더라도 걱정할 건 없다. 농장 안의 식당에서 싸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 장을 담그는 농장답게 된장찌개와 청국장이 주메뉴다. 1인분 5천원. 서울 성북동 칼국수(5천원)과 수육(1만5천원)도 있다.

돌아올 땐 농장에서 판매하는 장을 사올 수도 있다. 가격은 된장 1kg당 1만2천원(3kg 옹기포장 5만5천원), 고추장 1kg당 1만8천원(3kg 옹기포장 7만7천원), 청국장은 1kg당 1만1천원. 골프장 이용료는 1인당 1만원(주말은 1만5천원).

이곳은 서울서 일간신문사 광고국장, 광고회사 사장 등을 지냈던 김환옥(59) 사장이 일궜다. 그는 "부담 없이 온가족이 함께 찾는 골프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가벼운 외출 기분으로 찾아와 주말을 가볍게 보냈으면 한다."고 했다.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나와 김천시내로 가기 전 좌회전해 4번 국도를 탄다. 대구방향이다. 농소면사무소 앞을 지난 뒤 250m 정도 가면 농소교. 농소교 직전에 오른쪽으로 금오골프클럽 이정표가 있다. 벽진·감천 방향으로 3.5km 가량 더 가면 된다. 054)432-3214.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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