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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 위험한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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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변호사이자 단란한 가정의 가장인 댄은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알렉스라는 여인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며칠 후 아내가 친정에 간 사이 댄은 알렉스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댄은 한순간의 성적 유희에 빠진 것을 후회하며, 알렉스가 잠든 사이 메모를 남기고 떠난다. 이것이 관계의 전부였다.

그러나 알렉스에게는 이제 시작이었다. 한두 번 만난 남자이지만 그를 이상형으로 여기며 강렬한 관계를 꿈꾸던 알렉스는 댄이 떠나자 댄을 잔인한 인간이라고 비난한다. 자신을 헌신짝처럼 버린 남자를 향한 복수를 정당화한다. 댄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어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신랄한 독설을 퍼붓는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알렉스는 댄의 집으로 찾아가 그의 아내를 폭행하기도 한다.

알렉스는 경계성 성격장애자의 전형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를 무시하고 떠나버리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이들의 핵심 감정이다.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사람보다는 애완동물이나 인형같은 소지품에 더 안정감을 느낀다.

경계성 성격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들은 상대방을 전적으로 좋은 사람과 전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분리하여 생각한다. 분리(splitting)는 18개월경의 분리-개별화 단계에서 보이는 아주 미숙한 방어기전이다. 아이는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를 따로 분리시켜 받아들인다. 엄마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엄마의 사랑을 혹시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보이는 불안정한 대인관계의 원인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어떤 사람을 추켜세우다가도 순식간에 몹쓸 사람으로 평가절하한다.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다가도 폭식증으로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하는 식이장애를 갖는 경우도 많다.

김성미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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