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8강 팀들이 영광의 무대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선 화려한 필드 플레이어들도 필요하지만 수문장의 방어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8개 팀의 주전 골키퍼들 중 한 명에게는 천국에서 야신이 미소를 보낼 것이다. 독일 월드컵대회 최고의 수문장에게는 구 소련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을 기리려고 만든 야신상이 주어지며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대회 개막전 야신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체코의 페트르 체흐는 팀이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하면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과 브라질의 지다는 명성 만큼 훌륭한 플레이를 펼치며 야신상에 다가가고 있다.
골키퍼로서 천재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부폰은 27일 호주전에서 득점으로 연결될 뻔 했던 스콧 치퍼필드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선방을 거듭,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고 이번 월드컵에서 16차례의 선방을 펼쳤다.
17살 9개월의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 파르마의 골키퍼로 데뷔한 그는 얼마 후 이탈리아 대표 골키퍼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평가받았고 2001년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유벤투스로 옮겼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때 후보 골키퍼였던 그는 곧 주전 골키퍼 지안루카 파글리우카를 밀어내고 대표팀 골문을 지키게 된다. 파글리우카는 "부폰과 같은 시대에 활약하는 것이 나의 불운"이라고 탄식했다. 호리호리한 체형에서 나오는 타고난 순발력과 점프력,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꿰뚫는 상황 판단력과 위기 상황시의 냉철함,안정감을 고루 갖췄다.
최강팀 브라질의 골문을 지키는 지다도 15차례의 유효 슈팅을 막아내면서 야신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명문 AC밀란에서 뛰고 있는 지다는 195㎝, 85㎏의 좋은 체격에 놀라운 순발력을 갖추고 있으며 1990년대 브라질의 명수문장 클라우디오 타파렐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축구역사통계협회(IFFHS) 선정 지난해 골키퍼 2위에 올랐었다. 부폰은 2004년 1위, 탈락한 체흐는 지난해 1위였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로 숍콥스키는 자신의 첫 월드컵 데뷔전에서 스페인에 4골을 허용, 참담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안정감을 찾았으며 스위스와의 16강전 연장 승부차기에서 두 골을 막아내 급부상했다.
2002년 월드컵대회 야신상 수상자인 올리버 칸을 제치고 독일 주전 골키퍼로 나선 옌스 레만은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찾았고 프랑스인들로부터 찬반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의 수문장 파비앵 바르테즈도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이들에 비해 잉글랜드의 폴 로빈슨, 아르헨티나의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 포르투칼의 히카르두 페레이라는 선방할 기회가 적었거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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