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가 글로벌 모바일 메카로 우뚝서게 됐다. 이번 삼성전자의 구미사업장에 대한 2천900억여 원의 투자결정은 지역의 IT산업 구조의 고도화 및 관련업체의 지역유치 가속화와 고급 기술인력의 대규모 유입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삼성전자의 이같은 투자유치 결정으로 현재 IT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는 모바일 특구의 구미유치에 파란불이 켜졌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 지역대학의 관련학과 육성 등 다방면에서 획기적인 지역발전의 토대가 구축될 전망이다.
◆모바일 특구 힘얻나=3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구미사업장 R&D(연구개발) 기능 강화안은 단순 생산기지에 머물렀던 구미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음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잇단 수도권 규제 완화조치, 수도권 단체장들의 '대 수도론' 등으로 대구·경북지역에 다소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들린 희소식이다.
이번 투자결정과 관련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장병조 공장장은 "유능하고 젊은 지방의 IT 기술인력이 지방에서 수도권이나 서울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지방에서도 최고의 혜택을 누리면서 근무를 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힘을 잃어가고 있던 모바일 특구 구미유치가 새로운 날개를 단 것으로 평가된다. 모바일 관련 기업 1천200개사, 모바일 특구내 핵심사업인 필드 테스트 수요기업 80개 등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연구·개발 기능 협소로 뒷전으로 밀렸던 구미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R&D 시설투자 결정으로 전면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산·관·학의 협조체제=구미의 모바일 생산기지와 개발센터는 대구, 칠곡, 김천, 경산 등 주변지역 소프트웨어 업체 및 부품업체와 연계되고 대구, 경산지역 대학의 우수인재 배출로 이어지는 산업클러스터 형성 등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경북대 임베디드 SW 협동연구센터, 계명대 의료텔레메틱스 사업단 등과 270여 개에 이르는 이 지역의 무선통신 및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업체와 연계될 경우 그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 2천여 명 수준의 기술개발인력이 4천∼5천여 명으로 대폭 증가, 대구·경북지역 대학의 기술개발 인력이 대거 흡수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는 구미시의 협조도 컸다. 장 공장장은 "이번 휴대전화 R&D 시설투자 결정에는 구미시가 사업장 주변 물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육교설치, 공영주차장 건립, 도로확장 등 교통여건 개선, 수도권 출신 연구원을 위한 정주여건 마련 약속 등 대폭적인 지원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힘=지난해 구미공단은 대망의 수출 3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10%가 넘을 뿐더러 무역수지로는 83%에 해당하는 성과를 일개 중소도시가 이뤄낸 것.
그 가운데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서 있다. 주력제품인 휴대전화 생산 등으로 지난 한해 147억 달러어치를 수출해 구미 공단 전체 수출액의 48% 차지했다. 흔히 삼성전자하면 수원을 떠올리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삼성 애니콜이 유일하게 생산되는 곳이 구미 사업장이다. 삼정전자 전체 매출의 36%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상장사들과 견줄 경우 현대자동차, 한국 전력 등에 이어 매출 5위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휴대전화 생산 1억 대를 돌파해 그 중 93%에 해당하는 9천600만 대를 해외로 수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경영성과가 구미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도 대단하다. 지난해 납부한 지방세는 330억 원으로 구미시 전체 세금 납부의 20%를 담당했다. 또한 임직원에게 인건비로 4천200억 원이 지급돼 구미는 물론 대구·경북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대구·경북지역의 1차 협력업체에게 지급한 물품 구입 대금은 2조 원을 훨씬 넘어서고 여기에다 2·3차 협력업체에 미친 파급효과까지 계산하면 가히 천문학적이다.
이 뿐만 아니다. 삼성 전자 사업장 인근 지역과의 동반 성장의 모습도 잘 보여 주고 있다. 인동동 주변의 임수동, 진평동 등 구미 2사업장 근교 지역은 입주 초기만 하더라도 거의 황무지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10년 사이 무려 100%가 넘는 인구 증가율을 보이며 구미 강동지역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지방의 젊은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지역은 오히려 인구의 증가세가 가속화돼 평균연령이 30세의 젊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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