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군, 레바논 봉쇄 효과 '가시화'

이스라엘의 레바논 봉쇄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 2명을 납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공격을 시작하면서 레바논의 육상, 해상, 항공로를 막았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달 13일 레바논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라피크 하리리 베이루트 공항 활주로를 파괴한 데 이어 베이루트-다마스쿠스 연결 고속도로를 폭격해 기능을 마비시켰다.

또 주요 간선도로를 이어주는 교량을 집중적으로 망가뜨려 레바논의 육상 물류체계가 붕괴했다.

이스라엘은 해군 함정을 동원해 지중해를 통한 레바논의 해상로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와 식량 등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레바논은 3주 가까이 신규수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봉쇄효과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에너지.

전국의 주유소들은 1일 휘발유와 경유 같은 석유제품 재고가 바낙 나면서 대부분 문을 닫았다.

영업 중인 일부 주유소들도 차량 1대당 최대 20ℓ씩까지만 주유해 주는 제한판매를 해 운전자들의 연료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문을 연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밤낮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인접국인 시리아는 자국의 전략 비축유 일부를 레바논에 긴급 공급하기로 했지만 시리아와 레바논의 우호관계를 끊어 놓으려는 이스라엘의 방해로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유엔 구호 관계자는 추가 연료공급이 안되면 구호품 운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이 당면한 더 큰 문제는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상황이 임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다른 발전소의 가동 중단으로 레바논 내 전력의 60% 가량을 현재 생산하는 화력발전소 2곳의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전력 이선민 레바논 법인장은 발전소를 돌릴 연료가 10일 가동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무력화에 성공했다고 판단할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은 채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 전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봉쇄조치가 군사공격 이상으로 레바논 국민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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