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러와 싸운다는 부시氏 당신이 테러리스트"

살림 알-후스 전 레바논 총리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비호하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테러리스트라고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수니 무슬림인 후스 전 총리는 1976∼80년, 1987∼90년, 1998∼2000년 등 3차례 총리를 역임했다.

후스 전 총리는 2일 현지 언론에 공개한 서한에서 부시 대통령이 레바논에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제대로 알고 있길 바란다며 이스라엘은 지금 레바논에서 가장 끔찍한 형태의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은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무고한 민간인들을 마구 죽이고 주택과 도로, 공항, 전력시설 같은 사회기반 시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며 이는 제네바협약과 인권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테러가 아니면 무엇이 테러냐."고 반문하면서 "이스라엘은 당신이 준 가공할 최첨단 무기들을 사용해 (레바논 국민을 상대로 한) 가장 추악한 테러리즘에 탐닉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보기엔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당신과 이스라엘이야말로 지구 상에서 가장 흉악한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주장했다. 후스 전 총리는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자위권 행사의 일환이라고 두둔하고 있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다."며 "빼앗은 남의 땅에서 행사하는 자위권은 침공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신은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합법적 저항조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점령하지 않고, 레바논의 영토, 영해, 영공을 거의 매일 침범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스라엘 감옥에서 비참하게 생활하는 레바논인 포로가 없었다면 헤즈볼라가 무장조직을 거느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양측 간 분쟁의 원인이 헤즈볼라가 아닌 이스라엘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한 나라 전체를 파괴하는 방법으로 하나의 정체세력을 없앨 수는 없다."며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문제는 이스라엘의 점령지 반환과 레바논인 포로 석방 및 레바논 영토에 대한 도발 중단이 이뤄지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베이루트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